인기 기자
은행권, 주담대 규제 강화에 중기대출·비이자이익 중요도↑
정부 규제 강화로 가계대출 이자이익 축소 우려
순수 중기대출·비이자이익 늘려 포트폴리오 다양화
2018-09-20 14:43:34 2018-09-20 14:43:34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정부의 집 값 안정화를 위한 각종 대책에 은행권의 가계대출 이자이익 성장세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은행들은 올해부터 비중을 높인 중소기업대출을 비롯해 비이자이익 증가에 집중해 수익성 하락을 막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일부 은행은 최근 정부의 9·13 부동산대책에 따른 영향 시뮬레이션을 마치고 향후 경영전략 일부 수정 검토 작업에 나섰다. 이번 대책이 최근 치솟은 집 값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개인사업자(소호·SOHO)대출 및 이자이익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이번 대책에 다주택자의 규제지역내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방안이 담긴 만큼 대출 증가세를 비롯해 이자이익 성장세 역시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대출 수요가 규제 시행 이전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가계대출 관련 이자이익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대출 중에서도 중소기업대출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보전한다는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9·13 부동산대책에 이어 다음달부터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역시 강화될 예정인 만큼 대출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실제 국내 은행들은 대출 성장세에 힘입어 이자이익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은 19조7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9.5%(1조7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역시 작년 상반기 1.61%에서 올해 상반기 1.67%로 상승했다.
 
이에 은행들은 기업대출 중에서도 중소기업대출을 비롯해 비이자이익 확대 등을 중심으로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규모는 작년 상반기 302조333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31조4800억원으로 9.6%(29조1470억원) 증가했다.
 
B은행 고위 관계자는 "올해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중소기업대출을 비롯해 최근 수년간 증가세를 지속해온 비이자이익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통해 수익성을 보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그동안 수익구조 다변화를 비롯해 리스크 관리 능력 강화를 지속 추진해왔는데 중요성이 더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정부의 이번 대책이 중장기적으로 금융 시스템을 일부 개편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업자대출 중 임대사업자대출에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가 적용된 만큼 가계부채에 대한 개념이 사실상 일부 변경된 것으로 본 것이다.
 
C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임대사업자대출이 개인사업자대출, 중소기업대출로 분류됐으나 이번 대책으로 기존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수준의 LTV 규제가 적용되면서 사실상 가계대출로 취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에는 임대사업자대출이 가계대출과 통합 관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대출 규제 강화가 은행들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D은행 관계자는 "정부 대책으로 대출 수요가 줄어들겠지만 무주택 및 1주택 실수요자들의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예전과 같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려와 달리 영향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며 "대출 성장 둔화에 따라 이자이익이 줄어들 수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 시 NIM이 상승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전체 수익성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