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유통업계가 입점 소상공인 피해를 우려하며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규제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는 입점 상인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되는 경우 의무휴업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포함할 방침인 가운데 무분별한 출점을 방치한 채 사후약방문 식으로 소상공인을 보호하려고 하는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국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1일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를 열고 복합쇼핑몰 월 2회 의무휴업 도입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31건을 논의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 보호 필요성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소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연내 법안 처리를 위해 애쓰고 있다.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도입에 무게가 실리자 유통업계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의무휴업이 소상공인 보호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 편익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더해 최근에는 입점 소상공인이 타격을 입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경제민주화네트워크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보내는 경제민주화네트워크 10대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의무휴업이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달 한국법제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대규모점포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 규제가 시행된 지난해부터 규제 영향을 받는 전통시장 매출이 영향을 받지 않는 시장과 비교해 평균 매출액 감소폭이 약 5~7%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 고객 수 감소폭 역시 규제 영향을 받는 시장이 영향을 받지 않는 시장보다 약 5% 가량 적었다. 작년 9월 나온 중소기업연구원 자료에서도 공격적인 복합쇼핑몰 출점으로 인해 주변 상인이 일자리를 잃는 '내몰림 효과'와 원거리 상권이 쇼핑몰 상권에 흡수되는 '빨대 효과'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사전·사후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담겼다.
정부 역시 의무휴업의 긍정적인 영향을 감안해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입점 상인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에는 예외 규정을 활용해 보완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발의된 법안에는 대통령령으로 중소상인과 상생협력을 위해 필요할 경우 의무휴업을 제외하거나 지자체 조례로 복합쇼핑몰 내 일부 점포의 의무휴업을 제외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점포별로 주변 상권과 내부 점포 구성 등이 다르기 때문에 법률에서 일률적으로 규정하기는 힘들다"며 "입점 상인과 외부 상인 중 자본력을 좀 더 갖춘 곳이 어디인지, 어느 쪽 상인 보호 필요성이 큰지 등을 지자체에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무휴업 도입 이전에 입점규제를 통한 골목상권 보호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합쇼핑몰을 포함한 대규모점포가 도심상권까지 장악한 상태에서는 골목상권을 살린다는 구호가 메아리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소기업연구원의 지난해 하반기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복합쇼핑몰 가운데 71%가 도심에 위치해 있다. 교외형으로 발전해온 외국에 비해 주변 상권에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양창영 변호사는 "복합쇼핑몰을 포함한 대규모 점포의 문어발식 운영 따른 소상공인 피해가 이미 심각한데 기업들은 일부 영업규제를 하자고 하는 것조차 반대하고 있다"며 "편의점을 사례만 봐도 과다출점을 내버려두면 결국 공멸에 이른다는 결론이 나온다. 대형마트도 그런 수순을 밟았는데, 경제 전체가 구조조정의 피해를 떠안게 된다. 복합쇼핑몰을 포함해 대규모점포 역시 건물 착공 이전에 입점을 제한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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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스타필드. 사진/신세계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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