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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제3인터넷은행 인가 속도…내년 4월쯤 예비인가
전자상거래 주도 모델 부상…인터파크·키움증권 참여의사
2018-09-26 13:58:21 2018-09-26 13:58:21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제한) 규제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내년 4월경 제3호 인터넷은행에 대한 예비인가를 내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 1, 2호 인터넷은행 인가 때에는 KT, 카카오 등 대형 통신사와 포털사가 기존 금융사와 함께 인터넷은행을 설립했다면, 이번에는 전자상거래업체 등 다른 대형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이 설립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연말까지 은행업에 대한 경쟁도 평가와 인터넷은행법 시행령 내용을 바탕으로 인터넷은행 인가방침을 만들고, 내년 4월쯤 새로운 인터넷은행에 예비인가를 내준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내달 열리는 은행업 경쟁도 평가위원회의 결과를 토대로 국내 은행업의 경쟁도가 충분치 않은 부분에 대해 인터넷은행 추가 설립 추진 등의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인터넷은행 특례법의 시행령 등 하위법령이 마련되면 이르면 올해 말 대주주 자격 요건 등 인터넷은행 인가방침을 내놓게 된다.
 
인가방침이 나오면 금융위는 내년 2∼3월 인터넷은행 운영을 희망하는 업체들로부터 인가 신청을 받고, 심사를 거쳐 내년 4∼5월에는 예비 인가를 내줄 전망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2∼3월에 추가 인가 신청을 받고 신청이 있으면 적절한 심사를 거쳐 4∼5월쯤 제3 또는 제4 인터넷은행 예비인가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추가 인터넷은행 인가에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처럼 자금력이 있는 대형 ICT기업을 중심으로 은행업 경영 노하우가 있는 기존 은행이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회 정무위원회와 당국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통신사와 포털사 주도로 설립한 인터넷은행과 경쟁할 수 있으면서 빅데이터 등 핀테크 기술을 활성화할 수 있는 인터넷은행 모델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정무위 여당 관계자는 "포털이나 통신사 기반만으로는 빅데이터 등 핀테크 기술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전자상거래 등 핀테크 기술을 잘 갖춘 비금융기업들이 인터넷은행을 주도해 서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선도업체로 꼽히는 곳이 인터파크다. 이상규 인터파크 대표는 "정부가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 절차를 시작한다면 다시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것"이라며 이미 참전 의사를 밝혔다.
 
인터파크는 지난 2015년 인터넷은행 첫 인가 때 SK텔레콤과 NHN엔터테인먼트, 기업은행, 현대해상 등과 함께 '아이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인터파크는 당시 자신의 주력인 전자상거래 사업에 은행 서비스를 결합하면 기존 은행이 할 수 없었던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모바일 직불결제시스템을 도입해 소상공인에게 가맹점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거래정보에 기반한 신용평가를 통해 대출금리를 낮추는 모델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가맹점 수수료를 제로로 낮추겠다는 점이 상당히 긍정적이었지만, 혁신성 측면에서 점수가 부족해 지난 번 인가때 탈락했다"고 전했다. '가맹점 수수료 무료'라는 사업 모델은 이번 정부에서 정책적 당위성 측면에서 우위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키움증권도 인터넷은행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현재 금융투자협회장인 권용원 전 사장 시절부터 인터넷은행 진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키움증권의 모기업인 다우기술(지분 47.7%)이 산업자본으로 분류되면서 은산분리 규제에 막혔지만, 이번엔 특례법이 국회 통과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키움증권 자체가 온라인 기반으로 증권업을 영위해왔고, 최대주주인 다우기술은 전자상거래 기술을 보유한 업체여서 키움증권이 시장에서는 유력한 인터넷은행 후보자로 거론된다"고 말했다.
 
은행 중에선 현재 신한은행, 농협은행, KEB하나은행 등이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들 은행은 1차 인터넷은행 인가에는 불참했지만 디지털금융에 관심이 높다. 아직 실무조율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았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을 키우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력해 일단 정책적 의지에 부응하자는 차원에서 검토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어떤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되느냐가 관건인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기자실에서 인터넷은행 특례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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