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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투기에 집중포화…'미친 호가' 잡혔다
실거래 체결가격 하락세…"실제 종부세 부과되면 고가주택 더 떨어질 것"
2018-10-02 06:00:00 2018-10-02 06: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주택 투기세력에 집중한 부동산 대책이 '급한불'을 잡는데 성공했다. 호가(집주인이 팔기 위해 부르는 가격)를 낮춘 급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9·13대책 발표 이전보다 낮은 가격에 실제 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거래가 하락은 매매 가격 상승률을 누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단 끝없이 오르던 호가 상승세는 멈춘 것으로 평가한다.
 
1일 공인중개사 등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역 곳곳에서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잠실 리센츠아파트 전용면적 84㎡ 매물이 16억5000만원에 나왔고, 서초구 반포미도 1차아파트 84㎡ 1층 매물이 17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이들 매물은 지난 9월에 각각 16억9000만원, 17억 5000만원에 거래됐던 매물이다.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공덕브라운스톤 전용면적 114m² 매물도 정부 대책 발표 이전 15억5000만원까지 올랐다가 현재 15억원 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10월에 본격적으로 규제 들어가면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어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며 “주인과 협의 잘하면 1000~2000만원도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래가 조용해졌다는 것은 매수하는 사람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상태라는 것이다. 매수자 우위 시장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고, 아무튼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아파트 호가가 조금씩 하락하는 가운데 실제 거래에서도 9·13대책 발표 이전보다 낮아진 가격으로 매물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 평수에 비슷한 층수의 매물이 많게는 5000만원에서 적게는 2000만원 낮아진 가격에서 매매가 이뤄졌다. 실제 거래에서도 9·13대책 발표 이후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9·13대책 발표 이전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8월 4억4800만원에 거래된 서울 구로구 항동 현대홈타운스위트 84㎡ 동일 평수 매물이 9월21일~30일 계약기간에 4900만원 하락한 3억9900만원에 거래됐다. 층수도 각각 5층과 2층으로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현대아파트도 비슷한 층수의 같은 평수 매물이 일주일 간격으로 각각 4억원(9월11일~20일)과 3억7000만원(9월21일~30일)에 팔리면서 매매가격이 크게 낮아졌다. 여기에 강남 3구에 속하는 송파구 오금동 삼성아파트도 지난 8월(6억2000만원)보다 9월 말 2000만원 하락한 가격에 팔렸다.
 
특히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은 0.10%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 상승률(0.2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은 정부의 9·13대책 발표 직후 0.45%에서 0.26%로 절반 가까이 하락한 바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9·13대책 발표 이후 2주 연속 반토막 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10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지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교 교수는 “9·13대책에서 대출 규제가 당장 호가를 떨어뜨리는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는 즉각 영향을 미친다”며 “여기에 공급대책이 나왔다는 점에서 부동산 호가를 낮추는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최용민 기자/김응태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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