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 재점화…자유경쟁 vs 독과점방지
KT스카이라이프 1일부터 30% 할인제 도입해 가입자 유치 적극
케이블TV업계 합산규제 입법화에 속도내야
2018-10-03 14:02:46 2018-10-03 14:02:46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규제 일몰 후 공백기를 틈타 KT스카이라이프가 새로운 약정 할인 상품을 내놓으면서 가입자 유치에 적극 나서는 상황에서 규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KT그룹이 규제 커트라인인 33.3%를 넘긴 이후에는 규제 적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케이블TV업계는 합산규제 관련 입법화를 촉구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합산규제 2년 추가연장을 골자로 한 방송법 및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데 이어, 김석의 자유한국당 의원도 합산규제 일몰을 3년 연장하는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6년 합산규제가 영구적으로 적용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2015년 6월 도입된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방송법 제8조 등에 따라 케이블TV·위성방송·인터넷(IP)TV 등을 합한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의 가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33.3%)을 넘길 수 없도록 한 규정이다. 그러나 합산규제는 지난 6월27일 일몰됐다. 
 
유료방송 가입자가 주문형비디오(VOD)를 선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합산규제와 관련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합산규제 연장의 필요성이나 기간에 대해서는 의원 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법안소위에서 병합심사를 통해 합의되는 과정을 봐야 한다고 얘기한다. 
 
이런 가운데 KT스카이라이프는 이달 1일부터 가입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IPTV 사업을 하는 KT의 시장점유율은 20.21%, 위성방송을 하는 KT스카이라이프의 시장점유율은 10.33%로 총 30.54%를 기록했다. 합산규제가 시행되는 동안은 33.3%를 넘기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지 못했지만 규제공백 상황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전략은 유료방송 업계 최초로 도입한 결합상품 약정할인이다. 위성방송과 초고속인터넷 결합상품을 3년 약정가입하면 매월 30% 요금을 깎아주는 것이 골자다. 
 
일례로 '스카이A 12.1+스카이인터넷(100MB)'을 결합하면 월 2만8600원을 내야 한다. 그러나 홈결합에 가입하면 매월 8800원 할인받아 1만9800원만 내면 된다. 타사 결합 상품 체감가격은 결합 상품 가입시 제공되는 혜택의 상한선 15만원을 고려했을 때 월 2만5000원 선이다. 30% 가격할인을 받는 것이 월 이용료 측면에서 1만1000원 정도 저렴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에 대해 케이블TV업계는 합산규제가 일몰되고 우려했던 시장 독과점 현상이 점점 발생하고 있다며 발의된 합산규제 추가연장에 대한 법 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합산규제가 다시 도입되기 전 KT그룹이 33.33%를 넘기면 달리 손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방송시장에서 특정사업자의 독과점을 견제하고 있는 점도 합산규제 추가연장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미국은 명문화된 점유율 규제는 없지만 특정사업자 시정점유율 30% 초과를 불가능하게 조정하고 있고, 영국은 미디어 소유권 규제법에 근거해 미디어의 다양성 보존과 기업의 자유 보장 사이의 균형을 추구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대형 사업자 등장으로 채널편성권을 남용하거나 설비 우위를 이용한 시장쏠림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규제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