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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맞은 증시)②불확실성 가득…"현금·안전자산 비중 늘려야"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해소 전망 '캄캄'
2018-10-15 06:00:00 2018-10-15 06:00:00
[뉴스토마토 증권부] 국내 주식시장은 최근 큰 충격을 받았다. 코스피는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코스닥 지수도 하루 만에 5% 넘게 추락했다. 코스피가 '검은 목요일'로 기억될 지난 11일보다 크게 하락했던 것은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세계 경제의 이중침체 우려가 고조되던 때였다.
 
국내 주식시장이 당시만큼은 아니어도 그에 버금갈 만한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는 의미다. 국내 증시를 흔들 변수들이 워낙 많고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증시 전문가들도 평소와 달리 현금 비중 확대 등 보수적 전략을 조언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등 변수 산적
 
최근 국내 증시의 급락은 미-중 무역분쟁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한 영향이 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달 26일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했고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가 아직도 중립 수준과 거리가 멀다"란 매파적 발언을 하면서 한 달 전 3%를 밑돌던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2%대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는 미 국채 금리가 4%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 국채 금리 상승은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의 매력을 낮춰 자금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미국 기업 실적·경기 둔화 우려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런 요인들은 앞으로도 국내 증시를 괴롭힐 수 있는 변수지만 현재로선 상황을 지켜보는 것 외에 마땅한 방법이 없다.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은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 이후 방향이 잡힐 가능성이 큰데 해결 국면에 들어갈지에 대한 전망이 밝지는 않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양국 간 헤게모니 싸움으로 비화하면서 연내 타결보다 장기화·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는 중국뿐 아니라 중국과 경제적 상관성이 높은 한국 등에 대한 보수적 시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만약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 무역분쟁 우려는 급속도로 확산할 수 있다. 
 
미국 기업실적과 경기 둔화 우려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글로벌 교역·경제뿐 아니라 미국 경제와 기업이익에도 반영될 것"이라며 "미국 경기까지 정점을 통과하면서 펀더멘털 불확실성이 글로벌 금융시장 추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원·달러 환율 안정화, 달러 강세와 유가 상승에 따른 취약신흥국의 위기 심화 가능성,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변화, 중국의 경기부양 정책, 유로존의 경기 반등 등도 국내 투자자들이 예의주시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불확실성 높아…현금비중 확대·배당주 주목
 
국내 증시가 한치 앞도 확신하기 힘든 상황이란 점에서 적극적인 투자보다 현금 비중을 늘리면서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재중 센터장은 "거시 환경이 불안해 연말까지는 현금을 확보하고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한다"며 "기술적 반등을 현금 비중 확대와 안전자산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당주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도 많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업종을 불문하고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서 기회를 보는 게 좋을 것"이라며 "기업은 쌓아놓은 재산이 있는데 투자할 곳이 없으면 배당을 안 할 명분이 없고 또 연기금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어 배당 요구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배당 확대 추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큰 만큼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는 경기 방어적 성격이 강한 통신주와 은행주가 거론된다. 과점적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경기흐름과 무관하게 성장이 가능한 종목이나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 매력이 있는 가치주도 주목해야 할 주식으로 꼽힌다. 반대로 제약·바이오주 등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군은 피해야 할 주식으로 분류된다.
 
시장을 너무 비관적으로만 보지 말고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우선주 포함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인 2250을 밑도는 상황에서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매도의 실익이 크지 않다"며 "후행 PBR 1배 하회시 분할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유망업종으로는 증시 반등 시 미국 경기 호조에 따른 수혜가 가능한 전기·전자와 섬유·의복 업종을 제시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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