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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포스트 반도체' 육성 안간힘…중심에 '인공지능'
이재용 부회장 직접 해외 AI 현장 챙겨
6개의 글로벌 AI 거점 완성·인재 지속 영입
"2020년까지 모든 제품에 AI 탑재"
2018-10-15 17:15:29 2018-11-02 10:12:49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의 뒤를 이을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인공지능(AI)'을 낙점하고,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올해에만 전 세계 6개 지점에 마련한 'AI연구센터'의 외연을 지속 확장하고 관련 인재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뉴욕 AI 연구센터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15일 업계에 따르면 손영권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사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CEO 서밋’에서 "삼성전자의 모든 미래 전략은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2020년까지 가전과 스마트폰 등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에 AI 기능을 탑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AI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지금의 사업구조가 재편돼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발표한 3분기 잠정 영업이익 17조5000억원 중 반도체 부문에서 13조5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측한다. 전체 실적의 80%에 육박하는 수치다. 삼성전자가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면서도 웃을 수 만은 없는 이유다. 반도체 업황이 저물 경우 심각한 직격타를 맞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가격경쟁력을 주 무기로 삼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기술 추격 역시 하나의 위협으로 작용한다.

특히 스마트폰 플랫폼 영역에서 구글에 주도권을 내준 이력이 있는 만큼, AI 생태계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서도 발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마트홈과 자율주행 등 4차산업혁명에서도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손 사장은 "데이터가 신산업의 석유라면 AI는 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며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AI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을 창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이 같은 위기를 인지하고 경영 복귀 단 7개월만에 전 세계 6개 지점의 AI 네트워크를 완성시키는 등 AI 사업 기회 창출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국내 AI총괄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올해 1월 미국 실리콘밸리, 5월 영국 케임브리지와 러시아 모스크바, 캐나다 토론토에 연구센터를 차례로 오픈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뉴욕에도 AI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아울러 2020년까지 글로벌 연구 거점에 약 1000 명의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충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최근 유럽과 캐나다 등을 직접 찾아 M&A(인수합병)기회를 물색하며 현장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관련 인재 영입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차세대를 이끌 주력 사업으로 AI 외에도 5G, 전장, 바이오 등을 꼽고 역량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까지 세계 5G 통신장비 시장의 점유율 20%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5G 관련 표준활동, 특허, 신기술 개발 등에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통신업체인 스프린트, 버라이즌, AT&T 등과 협력을 진행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SK텔레콤과 '퍼스트콜’을 성공시키며 상용화 최종 단계에 진입했다. 전장 사업에서는 2016년 9조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부품 업체 하만의 관련 역량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내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초에는 삼성전자의 IT 기술과 하만의 전장기술을 접목해 IoT로 연결되는 사물들을 자동차 영역으로 확장시킨 '디지털 콕핏'을 공개한 바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바이오 분야를 "제2의 반도체로 육성시키겠다"는 뜻을 밝히고 송도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투자를 단행했다. 이달부터 가동이 시작된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3공장을 바탕으로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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