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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중간점검)전문가들 "맹탕국감" 혹평…자극적 장면 쫓는 언론 비판도
2018-10-21 09:00:00 2018-10-21 09:00:00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지난 10일부터 진행한 국회 국정감사 전반부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박했다. 사립유치원 비리와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외엔 뚜렷하게 밝혀진 진실이 없고 오히려 국감장에 벵갈고양이를 데리고 나오는 등 보여주기식 헛발질만 했다는 지적이다. 야당이 정쟁 대신 정확한 실태를 보여주고 언론은 의미있는 질의에 집중해 경제문제 등 비판할 만한 정책을 짚어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21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국회 활동 중 예산과 국감이 가장 중요하다. 국감은 가려져 있는 부정적인 부분을 찾아내 이슈화하고 문제를 바로잡는 기회"라면서 "그러나 국회의 역할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국감에서 의원들한테 그렇게 많은 세비를 주고 그렇게 많은 비서진을 붙이고도 국민들이 그동안 몰랐지만 정말 알아야 되는 사항들이 밝혀진 게 별로 없는 '맹탕 국감'이었다"고 혹평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치쟁점화로 가서 불필요한 제스처나 '보여주기 쇼'가 이번에도 여전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복 입고 나와서 뭐 대단한 줄 알았더니 개량한복 입은 사람도 티켓 공짜로 해달란 의미인 걸 알고 깜짝 놀랐다""큰 정치적 어젠다로 끌고 가지 못하고 깨알같이 보여주기식"이라고 비판했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정쟁은 매년 그래왔지만 올해 좀 더 심한 것 같다""대부분의 상임위가,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갈등으로 초반 파행했다"고 지적했다. 정쟁의 원인으로는 "한국당이 지방선거에서 워낙 참패했고 한반도를 둘러싼 데탕트가 고조되면서 위기감 때문에 더 강경하게 나서는 건 아닌가 싶다"고 짚었다.
 
국감이 정부에 대한 감사인 만큼 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교수는 "야당은 헌법에 보장된 권한을 활용해 정부를 비판하고 언론의 집중을 받아 여론의 힘을 얻을 기회"라면서 "정부여당의 경제 문제는 비판할 대목이 많다.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을 비판한다면 국민 입장에서 '야당 말이 맞다'는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실태를 정확히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언론의 역할도 강조했다. 최 교수는 "벵갈고양이나 맷돌 어처구니를 등장시켜놓고 NSC 등 관계없는 질의만 늘어놓은 건 언론의 조명을 받고 싶은 것 뿐"이라며 "반대로 언론이 그런 부분만 보도한다고 (의원들은) 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언론도 국감의 본질적인 부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정말 제대로 된 질의를 찾아다니면서 보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혹평 속에도 최대 성과는 사립유치원 비리를 밝혀낸 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를 폭로한 한국당 유민봉 의원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등 당 관계자들이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관련 서울시 규탄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18일 서울시청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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