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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크선 운임 고공행진…팬오션·대한해운 '방긋'
3분기 BDI, 전년 동기 대비 41% 상승
2018-10-23 13:54:44 2018-10-23 13:54:49
[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해운업계에 전반적인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석탄이나 철광석, 곡물 같은 원자재를 주로 실어나르는 벌크선 업체들은 최근 운임 회복에 미소를 짓고 있다. 벌크선 업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가 최근 지속적으로 오름세인 데다, 3·4분기 전통적인 성수기를 맞으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졌다.
 
2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3분기(7~9월) 평균 BDI는 1607포인트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1256)보다 약 28%, 지난해 동기(1138)보다 약 41% 높아진 수치다. 특히 지난 8월 3~7일 BDI가 연속으로 1773포인트를 기록하면서 2014년 1월16일(1826) 이후 4년9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BDI는 전 세계 주요 항로의 선박 유형별 화물 운임과 용선료 등을 종합해 산출하는 지수로, 상승하면 원자재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BDI의 상승은 2016~2017년 발주 감소의 여파로 원자재 물동량 증가가 선박 증가보다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교역량이 축소돼 해운업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차츰 옅어지는 분위기다. 국제해사기구(IMO) 황산화물 규제를 앞두고 폐선이 증가할 수 있고, 스크러버를 설치하는 선박의 운항불가 일수가 늘어나 내년에도 해상운임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국내 벌크사들의 3분기 실적 전망도 밝은 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팬오션의 3분기 매출은 6796억원, 영업이익은 601억원 수준으로,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최대 벌크사인 팬오션 전체 매출의 76%(상반기 기준)는 BDI의 영향을 많이 받는 드라이벌크 부문에서 나온다. 팬오션은 지난 2013년 6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2년 만에 조기졸업 한 뒤 하림그룹으로 인수됐다. 대한해운도 3분기 예상 매출이 약 3441억원, 영업이익 391억원 수준으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 대한해운은 지난 2013년 1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22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 중이다. 
 
다만 탱커·컨테이너의 시황 부진이 지속돼 업계 수익성에 부담이 되고 있다. 운임 상승에 따라, 묶여있던 선박들이 운항을 재개하면 다시 운임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속되는 고유가도 해운업계에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지수가 오르고 있지만, 기존 BDI 지수가 크게 높지 않았기 때문에 상승폭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지수가 오른다고 운임이 당장 오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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