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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임박)변동금리·취약계층 차주 부담 가중
취약차주 150만명·대출규모 85조…변동형 주담대 금리 연 5%대 넘을듯
2018-10-23 19:54:54 2018-10-23 19:54:57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은행권 대출금리 인상도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실제로 한은이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기존 대출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물론 취약계층의 대출 부실화 우려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은이 내달 3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경우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를 비롯한 대출금리 등도 연쇄적 영향을 받게 된다. 
 
우선 취약차주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지난 9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취약차주의 대출규모는 총 85조1000억원이다.
 
이는 전체 가계대출 1409조9000억원 중 6%에 해당하지만 작년 말 82조7000억원보다 2.9%(2조4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취약차주는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등급(7~10등급)인 차주를 말한다. 국내 전체 가계대출자 1895만4000여명 중 취약차주는 7.9% 수준인 149만9000여명인 상황이다.
 
취약차주의 대출 규모 역시 최근 3년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2015년 73조5000억원이었던 취약차주 대출은 다음해 78조5000억원으로 늘었으며 작년과 올해 2분기에는 각각 82조7000억원, 85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출금리마저 상승할 경우 취약계층의 금리 부담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은 역시 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취약계층 등의 경우 이자 부담이 가중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금융당국 역시 취약계층의 부담 증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미 간 금리 역전으로 취약계층 대출상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것에 공감한다"고 인정했다.
 
지난 6월 부산지역 금융현장방문에서는 "금리 상승이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이 커 크게 우려된다"며 "특히 가장 부담이 커지는 취약계층의 상환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가 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차주의 이자부담 역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중에서도 변동형 대출의 금리가 연내 연 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변동형 대출 비중이 70% 이상인 상황이서서 기존 대출자뿐만 아니라 신규대출자의 부담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잔액 기준으로 13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달 1.90%를 기록했다. 지난 7월과 8월 연속 하락했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도 지난달에는 전월보다 0.03%포인트 상승한 1.83%를 기록하며 상승 전환했다.
 
이로 인해 국내 주요 은행들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 5%대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잔액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는 각각 3.20~4.55%, 3.30~4.30%로 0.01%포인트 인상됐다. 농협은행의 대출 금리 역시 2.90~4.52%로 올랐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가계부채 부실화 위험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민주평화당 장병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73%로 작년 말 0.64%보다 0.09%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취약계층이 몰린 2금융권 연체율을 비롯해 서민금융상품에 대한 연체율도 올랐다.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연체율은 4.80%로 작년 6월보다 0.46%포인트 상승했으며 은행권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 대출의 경우 지난 6월 말 기준 2.5%로 작년 말 2.3%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금리가 올라도 가계가 부담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인상 자체만으로도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한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5%대에 근접했던 은행권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5%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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