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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카드사 반발에 카드 수수료율 인하 발표 일정 미뤄
다음주 발표 계획에서 수익 감소 검토해 내달 중순으로 연기
2018-10-25 16:18:48 2018-10-25 16:18:48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금융당국이 내년 신용카드 수수료율 확정안 발표를 연기했다. 당초 다음주에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1조원 규모의 카드 수수료를 줄인다는 방침에 카드사들의 반발이 컸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카드사들의 수익 감소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8개 카드사와 여신금융협회 담당자와 회의를 열고 카드수수료 종합개편 방안 발표 일정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 참여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신용카드 수수료율 추가 인하 여력이 있는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금융위의 답변이었다"며 "이를 위해 수수료율 발표를 당초 11월 초에서 중순으로 연기하는 것도 검토하겠다는 논의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카드사들이 수수료율 인하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당국은 내년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를 1조원 절감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1조원 중 7000억원은 기존에 금융당국이 발표한 수수료 인하 대책이 내년에 시행됐을 때의 절감분이다.
 
나머지 3000억원은 카드사의 마케팅비 감축을 통해 마련키로 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가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 원가를 23∼25bp(1bp=0.01%) 낮출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일반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기존보다 0.23∼0.25%포인트 인하된다.
 
이에 카드사들은 연이은 수수료 인하 조치에 더는 내릴 여력이 없다며 정부 방안에 반발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1조원은 지난해 8개 카드사의 수수료 수익 11조6784억원의 8.6%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올해 8개 카드사의 당기순익을 1조6000억원으로 예상했을때는 절반 이상에 달하는 금액"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내년 수수료율 산정을 더이상 미루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6일 정무위가 금융위 국정감사를 진행하는 만큼, 카드수수료 인하가 화두에 오를 경우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무위가 국감 기간 동안 카드수수료 인하 건에 집중해온 데다 금융당국이 내달까지 카드수수료 인하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26일 국감에서는 확정된 수수료율 인하안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금융당국이 수수료율 발표를 미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6월 서울 종로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카드사 CEO와 카드수수료 산정체계 개편 등 업계 현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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