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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전쟁으로 넘어간 미국 시총 2위 싸움
마이크로소프트의 생태계 확장…"향후 아마존 위협할 것"
2018-10-30 16:09:03 2018-10-30 16:09:18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미국의 시가총액 2위 싸움이 치열하다. 2위였던 아마존이 최근 실적에 대한 실망으로 3위권으로 주저 앉은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실적 호조에 2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두 회사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클라우드 서비스가 향후 2위권 싸움의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점유율 1위인 아마존은 지키는 싸움을,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빼앗는 싸움을 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거래되는 아마존닷컴(AMNZ)과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29일(현지시간) 각각 주당 1538.88달러, 주당 103.85달러로 마감했다. 이를 반영한 시가총액은 아마존 7525억1232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 7971억7531만5733달러이다.
 
당초 시가총액 2위는 아마존이었다. 지난달 4일 주가가 2039.51달러까지 올라 시총이 9973억2039만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로 인해 애플에 이어 두 번째 시총 1조달러 기업이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
 
하지만 기술주에 대한 불안과 아마존 실적 부진에 대한 실망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고, 현재는 고점 대비 24.5% 급락해 조정세에 진입했다. 통상 고점에서 20% 넘게 하락할 경우 약세에 진입한 것으로 간주한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실적 호조에 힘입어 시총 2위에 올라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1분기에 매출 291억달러, 영업이익 9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모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1.14달러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총 2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클라우드 사업이 있다. 오피스(Office) 프로그램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결합한 것이 매출 급증으로 이어진 것이다. 커머셜 클라우드(Office 365) 매출의 규모는 85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7% 성장했고, 클라우드 서비스 중 하나인 'Azure'의 매출액은 76% 늘어났다.
 
 
이로 인해 클라우드 시장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마존의 생태계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기준 클라우드 시장의 점유율은 아마존 33%, 마이크로소프트 13%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일의 폭스바겐, 동남아의 그랩, 미국의 월마트, 마스터카드 등과 제휴를 맺으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업무제휴를 통해 클라우드 플랫폼의 레퍼런스를 넓히고 있고 데이터 확보, 인공지능(AI) 서비스 등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생태계의 경쟁력이 높아져 향후 아마존을 위협하고 시장지배력을 더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최근 실적을 기반으로 12개월 클라우드 매출을 전망한 결과, 마이크로소프트가 267억달러를 기록해 아마존의 234억달러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 정용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달러 강세에 따른 해외 매출액 증가율의 둔화가 예상되며 홀푸드, 수크닷컴 등 인수·합병(M&A) 효과도 사라질 전망”이라며 “올해 프라임, AWS 등의 성장율 가속화가 종료됨에 따라 모멘텀이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4분기 실적 가이던스도 기대 이하라는 것이 가장 큰 우려 요인이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가 있는 아마존 최대 성수기인 4분기 매출액 가이던스가 시장 예상치(738억달러)를 밑도는 665억~725억달러로 제시돼 실망감을 안겼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아마존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해외지역 유통사업 확대로 인한 높은 성장 잠재력”이라며 “클라우드 서비스보다 주요 사업인 유통사업의 성장 지속과 마진 개선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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