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대출 연대보증 폐지 속도전에 은행권 난색
당국·보증기관 '은행권 역할' 강조…업계 "법인대출 폐지도 골머리"
2018-11-06 08:00:00 2018-11-06 0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공기관을 중심으로 기존 대출자에 대한 연대보증 폐지에 속도를 내면서 은행권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은행들은 법인사업자에 대한 연대보증 폐지도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인데, 연대보증 폐지를 소급 적용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부터 신규 보증·대출에 대해서는 연대보증을 폐지했으며, 연대보증이 적용되고 있는 기존 대출·보증에 대해선 5년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신용보증기금을 중심으로 올 하반기부터 기존 보증기업에 대해 연대보증 폐지를 위한 책임경영심사를 실시하고 있다. 보증기업이 책임경영심사를 통과하는 경우 연대보증을 폐지하고,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현재의 보증부대출을 유지하고 추후 책임경영심사 기회를 다시 제공하는 방식이다.
 
보증기관 관계자는 "책임경영심사 고도화, 사후관리 체계화 등을 소화하기에는 인력이나 예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기존 정책기관의 보증부 대출에 연대보증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은행권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당국이 은행권의 역할론을 강조하는 것은 은행권의 연대보증 규모가 정책금융기관에 비해 10배 이상 크기 때문이다. 정책기관이나 2금융, 대부업의 소급적용만으로는 제도 시행 효과가 극대화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연대보증 폐지에 나선지 이제 반년이 지난 은행권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법인사업자 대출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연대보증을 유지하고 있는 은행들은 연대보증 완전 폐지도 부담스러운데, 소급 적용까지 역할을 하라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시중은행 여신담당자는 "지난주 '연대보증 폐지 현장점검' 회의를 거치면서 은행권 역할론이 불거지기 시작했다"며 "지금 법인사업자 연대보증 폐지도 하반기 내 결론을 내야 하는데 소급적용은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연대보증 폐지 이후 1년 동안은 보증부대출 사용 실적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대보증 기업의 고의적 부도 등을 막기 위한 세부적인 지표 마련이 먼저 돼야 한다"며 "창업기업에 대출할 때는 손실을 일정 정도 감수하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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