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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시장 일감 불안정…중견건설사 실적 희비 갈라
금호산업, 신규착공 늘어 호조…일감가뭄 두산·한라 부진
2018-11-12 15:21:51 2018-11-12 15:22:06
[뉴스토마토 손희연 기자]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주택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주택 사업 비중이 높은 중견 건설사들의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이 부진했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올 3분기 누적 매출액 9884억원, 영업이익 32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매출액 14%, 영업이익은 23%가 증가했다. 이는 신규 착공 현장의 증가로 원가율이 대폭 개선된 효과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신규 착공 현장 등 신규 수주로 올 실적에서 호조세가 나타난 것"이라며 "그동안의 워크아웃으로 매출액이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올해 신규 착공도 10% 정도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매출에서 성과를 거뒀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두산건설과 한라는 올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두산건설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400억68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6.1%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조675억38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2% 감소했다. 이는 대형 프로젝트 현장 준공 등으로 매출이 자연스럽게 줄면서 실적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올 대형 프로젝트 착공 공사 현장이 종결되면서 매출액도 소폭으로 감소했다"며 "9·13대책의 영향으로 분양이 지연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3분기 당기 영업이익은 늘었고, 신규수주도 증가했다. 두산건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349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25억원으로 51.9% 늘었다.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동기(619억원)보다 축소된 255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누적 신규수주는 지난해 동기 대비 21%가 증가한 1조2100억원을 기록했다. 올 3분기까지 수주가 확실시 된 프로젝트를 합치면 약 1조8000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한라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32억24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9.6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516억89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0.59% 줄어들었다. 한라 관계자는 "배곧3단지 준공으로 주택부문 매출 비중이 축소되며 전체 매출이 감소한 측면이 있지만 주택착공이 늘어나 매출 비중이 점차 증가해 내년에는 외형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해상 천안사옥, 삼원특수지 복합시설, 속초 조양동 생활형숙박시설 신축공사 등 다수의 공사를 수주하고 있으며 특히 삼성전자 평택 주차빌딩 공사, 오뚜기 중앙연구소 공사 등 민간 신규 우량거래처를 발굴하는 성과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한라도 올해 신규수주 증가로 인해 내년부터는 외형적 성장의 기대감이 있다. 한라의 올해 예상 신규 수주액은 1조6000억원으로 2017년과 비교해 2배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들의 건축·주택사업이 실적을 가른 관건이 됐다. 주택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착공 상황과 신규 먹거리 확보 성과가 그대로 실적에 반영됐다. 주택 사업의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들은 자연스럽게 주택 시장의 흐름을 탈 수밖에 없다. 금호산업의 매출 비중(반기보고서 기준)을 보면 관급 건축공사는 106%, 민간 건축공사가 94.08%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건설도 마찬가지다. 두산건설의 매출비중에서 건축BG(건축·주택)가 77.99%나 된다. 한라는 자체분양사업이 33.23%, 건축사업이 19.21%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주택 시장 호황 등으로 사업이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였지만, 정부의 잇따른 규제와 금리인상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택사업 비중이 큰 건설사의 경우 자연스럽게 매출이나 실적이 감소한 것"이라며 "향후 SOC예산과 더불어 공공사업 발주 물량 등도 불투명한 상황이라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선별적으로 수주전략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22조1000억원에 달했던 SOC예산을 올해 19조원으로 14.4%(3조1000억원)나 감축했다. 내년도 예산은 18조5000억원으로 올해 19조7000억원보다 6% 감소할 전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11월 전망치 및 10월 실적치’를 보면, 전국의 11월 전망치는 47.4로 전월보다 21.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월 48.1 이후 22개월 만에 40선으로 내려앉았다. 

손희연 기자 gh704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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