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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프랜차이즈 근절 나선 정부…업계 정화 계기될까?
가맹본사 10곳 중 3곳 직영점 없이 난립…'가맹점 2+1 인증제' 도입 등 개정안 추진
2018-11-12 15:25:57 2018-11-12 15:26:12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영세상인들을 울리는 '먹튀', '유령' 프랜차이즈를 막기 위한 법안이 추진된다.
 
11일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가맹사업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가맹점을 모집해 가맹금과 인테리어 비용을 받아 챙긴 뒤 브랜드 관리를 하지 않는 이른바 '먹튀 브랜드'를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가맹본사의 자격요건을 일정 기간 직영점 운영 경험이 있는 사업자로 제한한다 것이 주요골자로, 본사의 횡포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프랜차이즈업계가 정화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전체 프랜차이즈 가맹본사 중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는 곳은 전체의 30%에 달할 정도로 브랜드 난립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7월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8회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창업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직영점은 본사가 아이템의 상업성을 판단하고 운영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초석이라는 점에서 직영점을 배제한 업체들은 먹튀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본 등에서는 직영점이 없는 프랜차이즈의 가맹 출점을 규제하고 있으나 국내에는 이 같은 관리 규정이 없었고 프랜차이즈 업계가 병이 드는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특히 트렌드에 따라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외식 프랜차이즈의 경우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면서 가맹본사만 배를 불리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해 점주들의 피해도 끊이지 않았다.
 
문제는 이 같은 프랜차이즈 CEO들의 행태로 인해 결국 눈물을 흘리게 되는 가맹점주들이라는 점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돼 왔다. 본사 경영진의 일탈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고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게 되면서 생계를 걸고 창업한 점주들은 고스란히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가맹본사 자격 문턱을 높여 시장을 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최소한의 자격요건을 부여해 먹튀 브랜드 난립을 막자는 것이다. 
 
우원식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이같은 목소리를 반영해  '가맹점 2+1 인증제'가 담겨 있다. 직영점 2개 점포를 1년 이상 경영한 경력이 있는 사업자에 한해 가맹사업자 모집 자격을 부여하자는 내용이다.
 
먹튀 브랜드를 제한해야 한다는 업계의 요구는 이미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부 먹튀 브랜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선량한 가맹본사들이 가맹점 모집에 애를 먹고, 업계 전체가 불량 집단으로 매도되는 피해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맹사업자 모집 자격을 새롭게 신설하는 것을 두고 프랜차이즈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공정위의 반대로 인해 번번히 무산돼왔다. 하지만 공정위도 가맹사업법 강화라는 전향된 기조를 내세우기 시작했고 정치권에서도 적극적으로 개선에 나서면서 먹튀 브랜드를 근절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산업 시장 규모가 50조원이 넘고 관련 종사자만 1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산업이 성장했지만 일부 브랜드의 갑질 논란 등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일부 브랜드는 단시간에 성장해 자신의 사업과 연결된 많은 가맹점주들이 있다는 것을 잊고 개인의 전유물로 치부하곤 하는데 이번 법안 마련을 계기로 업계 내 자정 작용이 강화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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