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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인하 일주일…천차만별 기름값에 "체감효과 적다"
2018-11-14 16:17:49 2018-11-14 16:18:15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유류세 15% 인하' 시행 일주일이 지나면서 전국 주유소의 기름값도 내려갔다. 하지만 시민들은 유류세 인하의 체감효과가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유통단계별 영업정책과 주유소의 기름값 자율고시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평균 1570.7원, 경유값은 1416.3원. 유류세 인하가 시작된 지난 6일과 비교해 각각 113.5원, 72.5원 가격이 내렸다. 배럴당 80달러대에 육박했던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기름값 인하에 한몫했다. 
 
14일 서울시 강서구의 한 셀프주유소로 주유를 하려는 차들이 길게 줄을 섰다. 사진/뉴스토마토
 
서울에서도 리터당 1500원대 휘발유를 보게 됐다며 부담이 한결 줄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여전히 리터당 휘발유 가격이 1800원 이상의 주유소가 많아 정책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서울 마포구의 한 주유소에서 만난 조모씨는 "기름값이 내렸다는데, 잘 모르겠다"며 "언론에서는 셀프주유소나 지방 사례만 가지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오피넷으로 이날 서울의 기름값을 분석한 결과 휘발유는 평균 1654원, 경유는 1504원이었다. 기름값이 가장 비싼 중구는 휘발유와 경유값이 각각 1964원, 1838원이었다. 휘발유가 가장 싼 금천구(1541원)나 경유값이 가장 낮은 강북구(1386원)과 비교하면 각각 400원 넘게 비싸다. 중구 등 서울에서 휘발유 가격이 비싼 상위 5개 행정구(용산·종로·강남·마포) 평균은 1861원으로, 가장 싼 5개 구(도봉·강서·중랑·강북·금천) 평균 1559원보다 302원 비쌌다. 휘발유를 리터당 1800원대에 파는 종로구의 한 주유소는 "땅값도 높고 인건비도 있어서 기름값이 원래 비쌌다"며 "유류세 인하로 가격이 낮아진 게 이 정도"라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
   
당국과 업계는 유통단계별 영업정책에서 원인을 찾는다. 석유제품은 정유사→대리점→주유소, 또는 정유사→주유소 단계로 유통되는데 '유류세 인하'는 정유사 납품 때 적용되고, 대리점(또는 주유소)의 가격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더구나 주유소는 기름값을 자율적으로 고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름값이 비싼 주유소는 고객이 일정액 이상 주유할 경우 세차 등 별도의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소비자가 원하는 부분도 있으므로 기름값이 비싼 주유소만 탓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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