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유진 "에이스홈센터 15~20개 추가 오픈"…정부, 품목조정·입점지역 제한 시사
상생간담회 갈등 평행선…산업용재업계 "20~30개씩 폐업 우려"
2018-11-16 17:30:42 2018-11-16 17:30:42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유진그룹 계열사 EHC가 인테리어 자재 DIY(Do It Yourself·직접제작) 전문매장인 에이스홈센터를 2~3년 안에 15~20개 늘려가겠다고 공식화했다. 테스트 기간을 거쳐 확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EHC는 산업용재 소상공인과 사업영역이 겹치지 않는다며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고, 중소 산업용재업계는 공구상 골목상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양측 갈등이 계속되자 정부가 나서 품목과 추후 입점 지역을 조정하겠다고 시사했다.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언주 의원(바른미래당) 주최로 개최된 '유진기업 산업용재 시장진출 관련 상생간담회'에서 양측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갈등을 빚는 양상이었다. 이날 자리에는 유진기업 관계자와 시흥유통진흥사업협동조합, 중소벤처기업부가 참석했다. 
 
유진 EHC의 조일구 전무는 "중소 산업용재업계서 시장이 겹친다고 하는데, 우리의 주력 사업은 DIY다. 공구 시장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다"며 "다양한 물건을 갖춘 대형마트처럼 공구는 구색용으로 갖다놓은 것이고 공구 매출도 1억원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이병우 EHC 상무는 "에이스홈센터를 100개까지 늘려가겠다고 공표한 바 없다"라며 "테스트 기간인 2~3년 동안 15~20개 매장으로 늘리고 그 다음 확장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시흥유통진흥사업협동조합은 반발하고 나섰다. 김상윤 시흥유통사업진흥협동조합 자문위원은 "유진은 산업용재 100만개 중에서 2%밖에 취급하지 않다고 하지만 이는 공구상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며 "일반 소비자를 위한 DIY가 아니라 전문가 공구를 팔고 있어 골목상권 침탈이 심각하다"고 반박했다. 
 
최우철 시흥유통사업진흥협동조합 이사장은 "유진이 전국에 매장 1개를 열 때마다 중소 공구상은 20~30개 폐업이 속출하게 된다"며 "대기업은 대기업답게 사업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자 중기부는 상생협력 조정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호현 중기부 상생협력관은 "(문제가 되는 공구 제품에 대한) 품목조정과 소상공인이 밀집되지 않는 지역에 개점하는 등 추후 입점 지역 조정이 상생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언주 의원은 "유진과 소상공인은 시장 자체를 키워나가야 할 동업자이기도 하다. 서로 거래처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경쟁 시장이 독점 시장으로 전락하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도 좋지 않다. 어떻게 하면 상생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중기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기부가 지난 3월 에이스홈센터 개점을 3년 연기하라고 권고했지만 유진그룹 EHC는 4월 중기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에 돌입했다. 행정심판소송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짐에 따라 6월에 에이스홈센터 개장을 강행했다. 현재 본안소송이 진행 중이다. 
 
유진기업과 시행유통사업진흥협동조합, 중소벤처기업부가 '유진기업 산업용재 시장진출 관련 상생간담회'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최원석기자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