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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내려놓는 최정우…청암재단·포항공대 이사장 외부 영입
역대 회장 중 최초로 이사장 기득권 포기…'100대 개혁과제' 내부반발 어려워졌다
2018-11-21 14:43:30 2018-11-21 17:49:31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포스코청암재단 이사장에 이어 학교법인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이사장도 맡지 않는다. 포스코 회장으로서의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음으로써 '100대 개혁과제'에서 밝힌 '위드 포스코'(With POSCO·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실현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오른쪽)이 지난 10월26일 광양제철소 후판 조업지원 협력사인 동후의 작업 현장을 찾아가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포스텍은 오는 23일 오전 7시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2018년도 제5회 이사회를 개최한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이사장 직무대행자 지명안 및 이사 선임안 등의 안건을 논의, 의결한다. 이사는 포스코 회장으로서 당연직 이사인 최 회장이 선임되며, 이사장 직무대행에는 홍유신 부이사장(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명예교수)이 지명될 예정이다. 포스텍 이사회는 이사장과 부이사장을 포함해 12명의 이사와 2명의 감사 등 총 14명으로 구성된다.
 
이날 이사회 안건에는 이사장 선임안이 빠졌다. 이는 당분간 홍 부이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포스텍을 이끌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1976년 법인 설립 후 이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사장 공석은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의 갑작스런 퇴임 때문이다. 그는 지난 4월 2018년도 제1회 이사회에서 4년 임기의 이사장에 재선임됐지만, 포스코 회장직에서 물러나며 이사장직도 사임을 표명했다. 임기는 오는 2022년 6월4일까지였다. 급한 대로 홍 부이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지만 이 또한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새 이사장 후보가 결정되기까지 한시적 체제에 머무를 수도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다만, 최 회장이 새 이사장에 오르진 않을 것이란 게 포스코 안팎의 공통된 기류다. 지난 20일 포스코청암재단 이사장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인 김선욱 전 이화여대 총장이 선임된 것처럼, 포스텍 이사장도 외부 인사를 초빙해 올 가능성이 높다. 새 이사장 선임은 12월 조직개편 및 사장단·임원인사 단행에 맞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포스코와 포스텍 모두 “차기 이사장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포스코청암재단과 포스텍 이사장은 당연직은 아니지만 관행처럼 포스코 회장이 맡아왔다. 포스코 설립자인 청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시절 설립된 두 기관은 포스코의 교육·학술·문화 등 사회공헌 사업을 대표한다. 상징성이 큰 만큼 역대 포스코 회장이 대를 물려가며 이사장직을 맡았다. 최 회장은 역대 회장 중 최초로 두 기관의 이사장직을 내려놓는 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각 기관 성격에 맞게 보다 전문적인 경험과 견해를 가진 외부 인사가 이끄는 게 설립 취지에도 맞다는 게 최 회장 생각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최 회장이 포스코 회장으로서의 기득권을 자진해 내려놓는 만큼 향후 100대 개혁과제 실천에 있어 혹시 모를 내부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사전 조치로도 해석된다.
 
다만, 한국철강협회 회장과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등 전임 회장들이 맡았던 철강업계 수장으로서의 단체장 역할은 최 회장도 이어받았다. 포스코 경영에 집중하는 한편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이 증대된 업계의 어려움을 살피고 이해를 대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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