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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호갱되지 마세요"…광고 없애 부동산 허위매물 차단
부동산 정보업체 호갱노노, 등록비·자체평가 등 3무 정책 시행
심상민 대표 "공정한 부동산 거래 확립에 기여하고 싶다"
2018-11-23 14:16:04 2018-11-23 15:31:59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기존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중개소에 붙은 A4 용지에 담긴 매물 정보를 그대로 온라인에 옮기기만 했어요." 부동산 정보업체 호갱노노 심상민 대표는 기존 부동산 업체와 달리 실거래가 정보를 전면에 내세웠다. 부동산 중개업소가 내놓는 매물 호가가 정확한 아파트값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부동산 정보앱 이용자들은 3명 중 1명 꼴로 부동산 허위·미끼 매물을 경험하고 있다. 심 대표는 이 같은 허위매물은 매물 정보가 광고와 결부되면서 생기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는 이를 타개하고자 부동산 매물 등록 비용을 없애고 실거래가를 주축으로 한 서비스를 내놓았다. 조만간 소유권 등기 이전 정보 등 추가적인 부동산 서비스도 개편해 제공할 예정이다.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사용자들을 위해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개발자로서 역량을 활용해 공정한 부동산 거래를 확립하고 싶다는 심 대표를 만나 호갱노노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봤다.
 
심상민 호갱노노 대표. 사진/호갱노노
 
호갱노노를 창업한 지 3년이 지났다. 긴급 서버 증설에 나설 정도로 방문자가 빠른 속도로 늘었는데.
 
서비스를 보강하느라 바쁜 나날을 지내고 있다. 월간 사용자가 60만명까지 늘었지만 아직 할 게 많다. 기능적인 부분도 개선해야 하고, 공공데이터 17종 융합해서 개발 중인 서비스들이 많다. 최근엔 국민연금 데이터를 정제하고 있다. 국민연금 4대 보험 다 가입하면 지역 직장인들의 소득 수준이나 규모를 알 수 있다. 이 데이터를 활용하면 판교 직장인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등의 정보를 미리 알 수 있게 된다.
 
호갱노노를 창업한 계기는 무엇인가?
 
카카오에 재직하면서 만든 이케아 가구 가격 비교 사이트를 만들었다. 2015년 당시 이케아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는데 우리나라에서만 비싸다는 비판이 나왔던 때다. 문제는 이케아가 나라마다 상품명이 달라 가격 비교를 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사이트를 보니까 모든 나라의 스토어가 같은 이미지를 쓰고 있더라. 이 이미지를 다 가져와 7000개 상품 전체를 비교를 하는 내용을 사이트에 공개했다. 반응이 좋았다. 사람들의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다르고 이런 시도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호갱노노를 창업하게 된 계기가 됐다.
 
호갱노노는 그럼 부동산 정보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목표였나.
 
그렇게 볼 수 있다. 한 언론에서 아파트 실거래가가 호가를 반영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제기했는데, 실제로 사실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아파트 실거래가와 인터넷에 나온 호가를 정리해 지도에 올려봤다. 그게 20153월 호갱노노 출범의 첫 신호탄이었다. 기존 사이트들은 실거래가를 전면에 노출하지 않았는데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니까 사용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투자자에게도 연락이 왔다. 이미 외국에선 부동산 정보를 지도에 융합해서 보여줌으로써 4조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던 상황이었다. 부동산 시장에 기회가 있겠다고 생각을 해서 호갱노노를 창업하게 됐다.
 
호갱노노는 기존 부동산 어플리케이션과 다르다. 매물 리스팅보다 실거래가, 위치, 인구 등 정보 중심이다. 어떤 점을 내세우고 싶었나.
 
앞서 말했듯 기존 부동산 앱은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정확한 집값 정보를 제공하고 싶었다. 기존의 서비스는 부동산 중개소 창문에 붙어있는 A4 용지에 쓰여 있는 매물 정보를 온라인에 옮겨둔 수준이었다. 호갱노노가 실거래가 지도에 여러 정보를 올리면서 다른 업체의 서비스들이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도 그런 문제를 해결해 나아가려 하고 있다.
 
3무정책(등록비·순서조작·자체평가)을 시행한 것도 그런 맥락의 연장선상인가.
 
사실 허위매물 문제는 매물 리스팅이 광고에 활용돼서 생기는 문제라고 본다. 부동산 중개소들이 부동산 정보 업체에 광고비를 지불했기 때문에 함부로 매물을 내리기 어렵다. 그래서 이목을 끌만한 매물을 올리는 게 태반이다. 그런 문제 때문에 호갱노노는 매물 등록에 광고비를 받지 않는다. 매물 등록 주기도 빠르다. 다른 사이트는 매물을 올리면 한 달 동안 등록 상태가 유지된다. 한 달 광고비를 지불하고 올리기 때문이다. 호갱노노는 매물을 한 번 올리면 일주일동안 유지되고 아무런 시그널이 없으면 내려간다.
 
매물 등록이 무료이면 수익 창출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수익모델은 어떻게 구성했는가.
 
아직 공개는 안 했지만 준비하는 수익 모델이 있다. 그 수익 모델을 활용해 허위매물을 정제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나중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대신 지금은 분양 및 대출 정보 제공을 통해 수익을 낸다. 매출이 많은 상황은 아니다. 아직은 수익보다 개발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심상민 호갱노노 대포와 직원들. 사진/호갱노노
 
호갱노노가 지향하는 점은 결국 공정한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는 것 같다. 최근 이용자들로 각광을 받은 실거래 매물의 소유권 이전 등기 데이터를 없앤 이유는 무엇인가.
 
호갱노노가 갖고 있는 데이터를 조합하면 소유권 이전 등기 정보와 실거래가를 매칭할 수 있다. 80% 정도의 정확도인데 우선 도움을 드리고자 시스템을 개시했다. 실제로 정보를 제공하니까 사용자분들이 소유권 이전 등기가 없는 거래에 집중을 하더라. 초기 의도와는 달리 불확실한 내용의 소유권 여부에 대해 회자되면서 지금은 내려놓은 상태다.
 
추후에 다른 방식의 소유권 이전 등기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실거래에 대한 각각의 개별 페이지를 만들 예정이다. 예를 들어 10월에 특정 지역에서 8억원에 거래된 실거래 계약 건의 소유권 이전 등기 정보를 개별 페이지에서 다른 거래 계약과 비교·분석하도록 할 예정이다.
 
은행과도 손을 잡았다. KEB하나은행과 금융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우리은행의 위비, KB은행의 리브온 등 각 은행들이 부동산 앱을 출시했다. 4대 은행 중 KEB하나은행은 자체 앱을 만들지 않고 호갱노노와 제휴를 했다. 결과적으로 하나은행과 달리 자사 앱들은 사용률이 미미했다. 실제로 호갱노노를 통해 대출을 사용하는 분들이 많다. 대출 금리를 비교할 수 있고 하나은행 직원이 상담까지 가능해 편의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은행들이 KEB하나은행처럼 전략을 바꿨다. 신한은행은 다방, 우리은행은 직방이랑 계약을 맺었다. 4대은행이 자사 앱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새로운 업체와 협업하거나 새롭게 구상하는 서비스가 있나.
 
하나은행과 협력하고 있지만 외부와 제휴 활동을 잘 안 한다. 제안은 많이 오는데 호갱노노가 역량이 안돼서 대응을 못해드린다. 향후에는 계획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는 탄탄한 서비스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적어도 1~2년 정도는 서비스를 견고하게 만드는 기간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스타트업은 보통 기업을 일정 정도 키워서 매각하는 엑시트를 한다. 호갱노노라는 서비스 자체는 계속 발전하는 중이라서 서비스의 끝을 보고 싶다. 구글과 페이스북에 인수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도 인수될 때 좋은 서비스였지만, 그 안에서 여물었던 것처럼 직방에 인수된 호갱노노가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진정한 엑시트는 서비스의 완성이 아닐까 싶다.
 
사실상 부동산 어플리케이션의 가장 큰 경쟁자는 네이버 포탈이다. 네이버 부동산의 한달 이용자 수는 300만명이 넘는다. 네이버를 대적할 수 있을까.
 
'네이버를 어떻게 하면 이길까'라는 질문을 투자를 받을 때 많이 받았다. 초기에는 투자자들을 납득시키기 어려워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희가 부동산 정보 시장을 선도한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해서 호갱노노같은 서비스가 많아졌다. 이를테면 지도 위에 실거래가 올리는 것이라든지, 분양이랑 일반 아파트를 같이 보여주는 것들도 먼저 선보인 것들이다. 다른 업체들은 이해관계 때문에 시도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저희는 그들에게 돈을 받는 게 없어 사용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심상민이라는 개인으로서의 꿈과 계획이 궁금하다.
 
일단은 가깝게는 호갱노노를 성공시키고 싶고, 교육 쪽에도 관심이 많아서 개발자들을 양성하는 것들을 해보고 싶다. 개발자 IT업계라는 게 편견이 없고 노력한 만큼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업계다. 저도 이 자리에 오기까지 어려운 경험을 겪었기에 교육 플랫폼이 좋은 수단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어릴 때부터 정보를 접하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어떤 형태가 될지 모르겠지만 교육 사업 관계자들의 도움을 구해 사업을 조금씩 구체화하고 싶다.
 
심상민 호갱노노 대표(좌)와 김진형 이사(우). 사진/호갱노노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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