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스스로 기득권을 포기하며 개혁에 대한 임직원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혹시 모를 조직 내 반발을 사전에 차단, 흔들림 없이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최 회장은 지난 5일 취임 100일을 맞아 '위드 포스코'를 위한 100대 개혁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학교법인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는 23일 오전 7시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2018년도 제5회 이사회를 열고, 이사장 직무대행자 지명안 및 이사 선임안 등의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 회장으로 당연직 이사인 최 회장이 임기 4년의 이사에 선임됐다. 하지만 최 회장은 관행대로 이사장에 오르지 않았으며, 대신 홍유신 부이사장(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명예교수)가 이사장 직무대행에 지명됐다. 앞서 권오준 전임 회장이 포스코 회장에서 사퇴하며 이사장도 공석이 됐다.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전경. 사진/포스코
1948년생인 홍 부이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버클리에서 산업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유니백, 삼구무역, 한국중공업 등에서 근무하다가 1986년 포스텍으로 자리를 옮겨 산업공학과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를 지냈다. 지난 2015년 8월13일부터 포스텍 부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1976년 법인 설립 후 포스텍이 이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사회는 홍 부이사장 직무대행의 임기를 정하지 않아, 새 이사장 후보가 결정되기까지 한시적 체제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 이사장에 대해서는 포스텍과 포스코 모두 결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포스코 회장이 맡아왔던 포스코청암재단 이사장에도 지난 29일 사상 처음으로 외부 인사인 김선욱 전 이화여대 총장이 선임됐다.
외부로부터의 수혈은 여기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최 회장은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하면서 신설되는 신성장사업부문과 이사회 산하 기업시민위원회 및 산학연협력실에 외부 전문가를 앉히겠다고 공언했다. 특정 출신이 요직을 장악하는 포피아(포스코 마피아) 문화를 근절하고, 새로운 50년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최 회장이 위로부터의 개혁을 실천하며 임직원들에게 포스코 개혁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다음달 정기인사에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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