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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성난 황소’ 마동석 “온 몸에 철심만 수십개…그럼에도”
2018-11-26 00:00:00 2018-11-26 00: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숱하고 쏟아지는 영화 속에서도 그는 꽁꽁 숨어 있었다. 이젠 극장에서 마동석이 나오는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마동석은 그냥 대세다. 하지만 그와 만나 얘기를 나눠볼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연이어 크랭크인 대기 중인 영화들이 줄을 이었다. 이른바 마동석을 만나려면 번호표를 뽑고 대기해야 할 정도라는 말이 충무로 영화 제작사 사이에 돌 정도였으니 그의 바쁨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지난 해 그를 스타덤에 올린 범죄도시부터 시작하면 올해 11월까지 마동석 출연작만 무려 7편이다. 올해 연 말에는 악인전도 개봉 대기 중이다. 그렇게 쏟아지던 영화 가운데 마동석에 의한 마동석을 위한 마동석의 영화가 드디어 개봉했다. 영화 성난 황소. 이건 제목만 봐도 마동석그 자체다.
 
마동석. 사진/쇼박스
 
성난 황소개봉을 일주일 앞두고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올해 자신의 출연작이 그렇게 많이 쏟아졌지만 언론과의 인터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워낙 많은 출연 예정작과 촬영 진행작 탓이다. 이날 역시 영화 나쁜 녀석들촬영을 새벽까지 마치고 왔다는 그다. 도저히 시간이 나질 않아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작품을 선보여 오면서도 팬들에게 자랑을 하지 못해 안타까웠다는 그다. 이번에는 정말 그 어느 때보다 제대로 멋지게 만들었단다.
 
정말 그동안 스케줄이 도저히 나오질 않더라고요. 그렇게 열심히 만들었으니 우리 영화는 이런 내용이고 정말 재미있다라고 소개라도 드려야 하는데. 제가 무슨 대단한 스타도 아니고(웃음). 앞에 나서서 좀 인사도 드리고 했어야 하는데 너무 죄송했죠. 이번에는 다행히 시간이 좀 비어서 다른 스케줄 다 취소하고 언론 인터뷰에만 좀 올인해 보려고 합니다.”
 
그를 만나면 가장 물어 보고 싶던 질문이다. 이건 굳이 영화 담당 기자가 아니라도 팬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를 아끼고 걱정하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많이 들어왔던 질문이란다. ‘이미지 소비에 대한 걱정이다. 마동석 본인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당연히 알고 있으며 걱정해 주시는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단다. 그럼에도 그는 달릴 수 밖에 없다며 웃는다.
 
마동석. 사진/쇼박스
 
글쎄요. 제가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무슨 톱스타도 아니고, 그리고 언제까지 제가 액션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몸은 이렇지만 제가 거의 중환자 수준이에요(웃음). 온 몸에 철심도 수십개가 박혀 있고. 지금도 계단은 잘 못 내려가요. 무릎이 너무 안 좋아서. 사실 올해 작품이 몰린 것도 아니에요. 시간 간격을 두고 잘 배분해서 찍은 건데 우연히 개봉 시기가 이렇게 붙어 버려서 그렇게 느끼시는 것도 있을 듯 해요. 2013년에는 9편이 개봉한 적도 있는데요 뭘(웃음).”
 
올해 유독 자신이 출연한 작품 중 액션 영화가 많이 개봉을 해 다작 배우로 느껴질 법도 하다며 웃는 그다. 사실 이런 경향은 그의 출세작인 범죄도시이후 강해졌단다. 그는 충무로에서 꽤 독보적인 캐릭터를 보유한 배우로 정평이 나 있다. 엄청난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액션은 이미 확고한 존재감을 구축했다. 하지만 코미디 연기에도 일가견이 있는 연기파 배우 중 한 사람이다.
 
아이고 무슨요(웃음). 제가 연기파이면 그런 소리 하시면 큰 일 납니다. 하하하. 글쎄요. 지금도 들어오는 시나리오의 90%는 액션이 대부분이에요. 더군다나 액션 영화 속 캐릭터 대부분이 마동석에게 거의 맞춤화된 채 만들어 져서 제안이 오죠. 저도 좀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죠. 당연하죠. 그런데 뭐 제작 하시는 분들이나 관객 분들이 아직까지 제게 원하는 이미지가 이런 모습이라면 계속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게 맞다고 봐요. 저런 배우가 뭐 대단하지도 않은 데 절 찾아주시면 그 수요에 맞게 제가 더 좋은 작품을 들고 찾아 뵙는 게 맞다고 봐요.”
 
마동석. 사진/쇼박스
 
사실 마동석은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을 듯싶다. 아니 부담스럽단다. ‘범죄도시성공 이후 연이어 개봉한 그의 출연작 중 신과 함께2’를 제외하면 제대로 된 흥행은 전무하다. 아니 연이은 참패였다. 그럼에도 그는 충무로 대세란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에 대한 기대치는 상당히 높은 반면 현실은 사실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성난 황소에 대한 흥행 부담은 그 어느 때보다 크고 깊게 다가온단다.
 
그럼요 당연하죠. 너무 부담 되요. 전작인 챔피언이나 부라더’ ‘원더풀 고스트’ ‘동네 사람들모두 사실 한계는 있을 것이라고 봤어요. 저예산 영화였고. 배급에서도 분명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반대로 성난 황소에 대한 기대가 크면서도 부담이 있어요. 이건 액션 영화가 가질 수 있는 장점만 고스란히 모아서 꾸민 단순한 스토리잖아요. 물론 재미도 있어야 하고. 고민하고 또 잘 만들어야 한단 부담감이 넘쳤죠. 하지만 그만큼 너무 재미있게 만들었으니 관객 분들도 알아 주실 거라 믿어요.”
 
이젠 충무로에 마동석 장르가 구축된 상황이다. 액션 영화에서 있어선 마동석은 독보적인 카드가 됐다. 때문에 거듭된 신작 속에서 마동석 스스로가 업그레이드에 대한 부담을 가질 법도 하다. 점점 더 강하고 점점 더 강렬한 액션을 선보여야 한다는 강압적인 마인드에 사로 잡히지는 않을지 걱정도 됐다. 그는 어느 정도 수긍을 하면서도 자신의 만의 액션에 대한 철저한 마인드는 지킬 것이라고 했다.
 
마동석. 사진/쇼박스
 
그렇게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도 알죠. 그런데 큰 부담이라기 보단 저만의 색깔을 가져가면서 매번 새로운 작품에서 다른 재미를 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제가 성룡이나 톰 크루즈처럼 그런 액션을 하진 못해요. 하지만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왔고, 그걸 바탕으로 마동석표 액션을 구축해 나가면 그걸 좋아하시는 분들의 취향을 맞춰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죠. 모든 관객을 다 충족시켜 드리고 싶지만 제가 능력이 모자라니(웃음).”
 
일부는 마동석에게 범죄도시의 흥행이 독이 된 경우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밤죄도시의 엄청난 흥행이 오히려 마동석을 한 캐릭터 안에 가둬 버리는 부작용을 만들어 냈단 주장이다. 실제로 이 영화 흥행 뒤 충무로에선 그를 모델로 한 여러 기획성 액션 영화 시나리오가 난무했었다. 마동석 본인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범죄도시가 독이 됐단 시각에 대해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흥행에 실패한 원더풀 고스트는 사실 범죄도시이전에 기획된 영화고 제가 참여도 했었죠. 그런 영화들이 없었다면 범죄도시의 흥행도 없었다고 봅니다. ‘원더풀 고스트’ ‘범죄도시’ ‘동네사람들’ ‘성난 황소모두 제가 무명일 때 절 도와 준 사람들이 만든 영화에요. 제가 큰 사고로 병원에서 대소변 받아 낼 때 제 옆에서 넌 성공할 거니 걱정마라며 용기를 줬던 분들이에요. 사실 감독은 배우보다 데뷔하기 더 힘들어요. 제가 어려울 때 제 옆에 있던 분들이에요. 제가 좀 유명해졌고 그때의 보답을 꼭 하고 싶어요. 배우로서의 커리어? 이미지 소비? 제겐 사람들이 더 중요합니다.”
 
마동석. 사진/쇼박스
 
미국에서 생활하며 지낸 탓에 영어도 유창한 마동석이다. 몇 년부턴 할리우드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단다. 실제로 꽤 굵직한 작품에서 출연 제의도 있었지만 스케줄 문제로 결국 마동석이 고사했다. 지금도 꾸준히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고 실제로 몇 작품을 두고 스케줄을 조정하며 출연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한다. 물론 그에게 할리우드 진출이 끝은 아니다. 당연하다.
 
제안이야 정말 여러 번 있었죠. 그런데 타이밍도 안 맞았고. 일단 전 한국 영화가 먼저 입니다. 외국 영화야 기회가 언제든 오겠죠. 사실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건 따로 있어요. 한국 영화를 외국 박스오피스에 올려 보는 거에요. 그래서 콘텐츠 창작 집단 팀 고릴라와 머리를 맞대고 논의 중이고(웃음). 꼭 그렇게 한 번 해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될 겁니다. 하하하.”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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