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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힐 광산 이상없다…“포스코 최고 성공사례 될 것”
2018-11-26 14:00:00 2018-11-26 14:23:14
[호주 퍼스·뉴먼·포트헤들랜드=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로이힐 광산은 한국 내에서 염려하고 있는 어떤 문제점도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오전 로이힐(Roy Hill) 광산이 소재한 필바라(Pilbara)로 출발하기 전 서호주 퍼스 로이힐 오퍼레이션 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배리 피츠제럴드 로이힐 홀딩스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힐 광산이 전혀 이상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로이힐이 한국 언론에 광산을 직접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츠제럴드 CEO는 1박2일의 취재 일정을 기자단과 함께 소화할 정도로 관심과 배려를 나타냈다. 여러 소식통과 외신 보도 등을 통해 한국내 분위기를 접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오해와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배리 피츠제럴드 로이힐 홀딩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3일 서호주 퍼스에 소재한 로이힐 오퍼레이션 센터에서 기자들에게 광산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2009년 첫 협의, 양사 입장 부합해 순항
 
로이힐 광산은 포스코가 메이저 철광석 공급업체들의 구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난 2000년 중반부터 철광석 매장량이 풍부하고, 상대적으로 투자 리스크가 낮은 필바라 지역내 여러 신규 프로젝트 투자를 검토한 끝에 선택했다. 한기호 포스코 서호주 사무소장은 “필바라는 호주 철광석 매장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으로 양질의 철광석이 부존되어 있다”면서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 가까워 중국 및 일본 철강사들의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거론되는 지역이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로이힐 프로젝트를 처음 검토한 것은 2009년이었다. 이 지역 항구도시인 포트 헤들랜드에서 남동쪽으로 344km 떨어진 곳에 매장량 23억톤에 달하는 대규모 철광석 광산 개발 사업인 로이힐 프로젝트 개발권을 보유한 행콕(Hancock)과 협상을 진행했다.
 
행콕은 호주 부호인 지나 라인하트가 소유하고 있는 자원 전문 지주회사로 지난 1993년부터 로이힐 프로젝트에 공을 들여왔다. 안정적인 판매처 확보와 공동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던 행콕의 바람과 포스코의 안정적인 양질의 원료 확보와 원가 경쟁력 강화 의지가 부합해 협의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 결과 포스코는 2010년초에 1단계 투자로 2억5000만 호주달러(약 2049억원)를 지분 3.75%로 전환 가능한 조건으로 대여했다. 2012년 3월에 단행된 2단계 투자에서는 1단계 대여 지분 전환을 포함해 신주 15%를 인수하면서 일본 마루베니상사(Marubeni), 대만 차이나스틸(CSC)과 최종 공동투자를 이끌어냈다. 최대주주인 행콕은 70% 지분을 소유하고, 마루베니는  행콕으로부터 지분 15%를 인수했으며, CSC는 그해 4월 포스코가 보유한 지분 2.5%(3억 호주달러)를 매입했다. 포스코의 총 투자액은 2014년 5000만 호주달러 증자액을 포함해 14억9000만호주달러(약 1조2182억원)며, 지분율은 12.5%다. 이는 포스코가 단일 프로젝트에 투자한 최대 금액이다.
 
이후 로이힐 프로젝트는 호주를 비롯해 한국과 일본, 미국, 중국 등의 국가 24개 은행들로부터 호주내 단일 광산 개발 투자 유치액중 가장 많은 72억 호주달러(약 5조8866억원)을 조달했다. 피츠제럴드 CEO는 “포스코의 적극적인 참여로 자금조달과 판로 확보 등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었다”면서, “공사를 개시하자 호주달러 환율이 낮아져 당초 예상액보다 10억호주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 이 돈은 투자금 상환에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투자 결정 후 철광석 가격 하락에 실패론 대두
 
연인원 3만8000여명이 동원되어 준공한 로이힐 광산은 지난 2015년 11월 포스코 광양제철소로 수출될 첫 10만톤의 철광석이 기차에 실려 포트 헤들랜드로 운반되어 그해 12월 최종 선적됐다. 포스코는 앞으로 25년 정도 수명을 이어갈 로이힐 광산에서 매년 회사가 1년에 사용하는 철광석의 26%에 해당되는 1500만톤의 철광석을 확보했다.
 
철광석은 유연탄과 함께 쇳물을 만드는 원료로 제조원가의 60~70%에 달한다. 이에 우수한 품질의 철광석을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확보해야만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에 세계 철강업체들은 치열한 철광석 확보 경쟁을 펼치고 있다. 포스코는 로이힐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투자로 경쟁사 보다 한발 앞서나갈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포스코가 지분을 투자한 서호주 필바라 로이힐 광산에서 굴삭기가 채굴한 철광석 원광을 리지드 덤프트럭에 싣고 있다. 사진/로이힐
 
지나온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포스코가 투자를 결정한 2012년 이후 철광석 국제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이 100달러 미만으로 급락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로이힐 프로젝트 투자 실패 비관론이 제기된 것도 이때부터였다. 하지만 포스코의 생각은 달랐다. 포스코는 단기적인 철광석 가격 변동과 관계없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양질의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단일 광산으로는 호주 최대 규모인 로이힐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가동될 경우 수익성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해 광산개발 및 공사 관리에 전념했다.
 
로이힐 영업이익률 벌써 30%, 더 늘어날 것
 
로이힐 광산은 첫 선적 이후 약 2년간의 양산노력을 통해 올해 4월 당초 목표했던 연간 55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했고, 그 결과 2016년 2400만톤, 2017년 4300만톤에서 올해는 5200만톤 생산을 예상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사업의 정상 궤도인 5500만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호주 내 메이저 공급사들(BHP빌리턴·리오 틴토·FMG)에 이어 네번째로 큰 생산 규모로 포스코가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1년간 사용하는 철광석량과 비슷하다.
 
한 소장은 “포스코는 로이힐 프로젝트의 철광석 생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6년부터 철광석 할인 구매를 적용 받고 있다”면서 “남들이 외면할 때 선제적으로 투자를 결정한데 따른 결과로, 포스코 해외원료 개발사업 중 가장 성공한 사례가 될 것이다. 투자 실패라는 일부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피츠제럴드 CEO도 “로이힐 프로젝트는 2017년 영업이익률이 30%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면서 “올 상반기에는 이미 누적 순이익 흑자로 전환됐으며, 연말까지 예상 순이익은 5억5300만 호주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투자금 상환이 완료되면 이익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소장은 2022년경으로 예정된 투자금 상환 일정이 마무리 되면 로이힐의 연간 영업이익은 한화로 1조원이 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주 퍼스·뉴먼·포트헤들랜드=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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