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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 규칙 개정안 지연…막바지 분양일정도 혼선
청약제도 개편안 지연에 분양 시기도 놓쳐
2018-11-27 15:58:21 2018-11-27 15:58:26
[뉴스토마토 손희연 기자] 연말 막바지 분양 물량이 몰린 가운데 청약제도 개편안 처리가 지연돼 시장 혼선이 빚어질 전망이다. 이미 다수 건설사가 분양을 내년으로 미뤄 연말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남은 물량도 불확실하다.
 
겨울철 비수기인데도 불구하고 연말에 막바지 분양물량이 몰린 것은 9.13 대책 후속 조치로 정부가 입법 예고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 영향이 컸다. 분양보증서를 발급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판교·위례·과천 신규아파트 분양보증을 잠정 중단했기 때문이다. 애초 예고된 분양 일정이 지연되면서 연말까지 밀려난 상황인데, 정부의 청약제도 개정안 시행이 내달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몇몇 단지는 분양 일정에 차질을 우려된다. 
 
올 상반기 서울 시내에 위치한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내방객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내달까지 전국 신규분양 예정물량이 6만3766가구다. 이중 경기도에서만 2만1291가구(일반분양 1만5064가구)가 분양된다. 대부분 대형건설사의 공급 물량이다. 서울 재건축·재개발과 지방 분양시장이 잠잠한 가운데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한 경기권 분양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실제 실행률이 50%를 밑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강도 규제 등으로 여건이 녹록지 않은데, ‘청약제도 개편안’ 과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두 가지 변수에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예단에서다.  
 
이에 청약제도 개편안과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분양 시장이 혼란을 빚을 전망이다. 정부는 청약제도 개편안을 이르면 이달 말로 예고했었지만, 내달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청약제도 개편 이후에도 각종 제도 변경과 시스템 개편에는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내달 초 시행이되더라도 중순 이후에나 신규 분양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점이 분양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연말 마수걸이 분양이 내년으로 지연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한 분양 업계 관계자는 "보통 연말은 수요자들의 관심이 가장 낮은 분양 비수기이다"며 "분양 시기로 봤을 땐 되도록이면 분양을 피하는 시기인데, 청약제도 개편안까지 맞물리면서  사실상 분양 일정 지연을 고심하는 단지들이 다수 생길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HUG의 주택공급규칙 실효성 높이기와 분양가 규제로 연말까지로 밀려난 분양 예정 단지들도 다수인데, 청약제도 개편안까지 지연되는 상황인 거 같아 시장 움직임과 분위기를 보고 분양하는 게 좋겠다 싶은 건설사는 아예 내년으로 연기하는 현장이 속속 생겨 혼란도 예고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도 분양 시장 내에서는 복병이다. 한국은행은 오는 3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의 향방을 결정한다.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된다면 높은 분양가, 중도금 대출 등 자금력이 넉넉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생겨날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장 변수가 많아, 시일을 두고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의견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청약제도 개편안도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도 복병이다"며 "청약제도 개편안 이후의 시장 반응이나, 청약 수요자들의 움직임을 좀 더 지켜보고 분양 시기를 점쳐야 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지역과 분양 단지마다 바뀌는 제도의 영향이 다 다르기 때문에 마케팅 전략도 어려움이 있다"며 "청약제도 개편 일정에 따라 분양 일정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현재 청약제도 개편 이후 분양에 들어가려던 수도권 주요 단지의 공급 일정도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HUG가 개정안 시행 전까지 분양보증심사를 연기하기로 한 서울, 판교, 과천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3년여 만에 분양이 재개되는 북위례는 입지에 더해 분양가 상한제까지 적용돼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에 청약 열풍을 예고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북위례 분양은 내년으로 연기된 상태다. 건설사들은 개정안 시행 후 시장 분위기를 살핀 후 신중히 분양일정을 결정한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GS건설은 이달 진행하려던 '위례포레자이'(558가구)의 분양일정을 내년 1월로 지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판교 대장지구는 현재 내달 분양 예정 일정에 맞춰 분양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 등 모두 1군 대형건설사들의 분양 단지들이다.  
 
이에 실수요자들의 인지도가 높은 1군 대형건설사들의 분양 인기 단지를 피해 청약일정을 잡으려는 건설사들도 분양 시기를 놓고 고심이다. 연내 경기도 남부에서 신규 분양을 예정 중인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경기권 같은 지역의 인기 분양 단지를 피해 12월로 분양일정을 잡았는데, 이들 단지의 분양이 지연되면서 일정이 겹치는 상황이다”며 "앞서 분양하는 단지들과 시장 움직임을 연말까지 지켜보고 내년으로 미뤄야 하는지 신중하게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손희연 기자 gh704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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