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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3·4세 전진배치…한화 김동관 승진 여부 주목
태양광 공로 인정해야…시기상조 신중론도 팽배
2018-11-29 18:05:00 2018-11-29 18:30:11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재벌그룹 총수일가 3·4세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의 승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화는 올해 수시로 사업재편과 조직개편, 그에 따른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때문에 연말 인사에서는 그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임원인사는 12월 초로 예정됐다. 이번 인사는 사업구조 재편에 따른 후속 인사의 성격이 짙다. 앞서 한화는 지난 9월 한화토탈 대표이사인 김희철 부사장을 사장 승진과 함께 한화큐셀 대표이사로 내정하고, 한화토탈 대표이사에는 ㈜한화 지원부문 권혁웅 부사장을 사장 승진과 함께 대표이사로 임명하는 등 한화지상방산을 포함한 3곳의 대표이사 인사를 단행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한화 화약·방산 통합 대표이사에 옥경석 화약부문 사장을 선임하고, 한화생명 각자 대표이사에 여승주 사장을 내정했다. ㈜한화가 4개 사업부문 각자 대표 체제에서 3개 사업부문으로 재편됨에 따라 불확실한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김동관 전무의 승진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김 전무는 지난 2010년 ㈜한화에 입사한 뒤 2015년 한화큐셀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김 전무가 올해 3년차 전무인 만큼 승진을 통해 3세 경영에 힘을 실어주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무는 삼성 등 다른 국내 기업들이 주저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태양광을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주력사업으로 성장시킨 공로도 있다. 물론 향후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두고 그룹 차원에서 그를 총력 지원한 영향도 컸다. 앞서 한화가 지난 8월 총 22조원의 투자계획을 내놓으며 이 가운데 가장 많은 9조원을 태양광사업에 배정한 것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한화큐셀 김동관(오른쪽 두번째) 전무가 베트남 최대 통신·방산업체 비텔 그룹 르 밍 느웬(왼쪽 첫번째) 부사장을 만나 방산 분야를 논의했다. 사진/한화
 
재계 일각에서는 주요 그룹들이 연말 인사를 통해 총수일가의 3·4세를 경영 일선에 전진배치한 분위기를 고려해 김 전무의 승진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지난 6월 LG그룹 회장에 취임한 구광모 대표이사 회장에 이어 GS와 LS, 코오롱은 3·4세가 그룹 대표가 되거나 주력 계열사의 임원을 맡으며 차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 역시 이런 흐름에 맞춰 3세경영 체제를 모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반대로 김 전무의 승진은 '시기상조'라는 신중론도 그룹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화에서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는 게 관행이다. 부사장이 대표이사 타이틀을 달지 않고 보직임원을 맡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어, 아직은 경영수업이 더 필요하지 않느냐는 관측이다. 게다가 김 전무가 속한 한화큐셀과 그룹의 또 다른 성장축인 방산 계열사들은 이미 9~10월에 인사를 단행하며 교통정리를 끝낸 상태다. 때문에 경영권 승계를 서두르기보다 3세경영이 개막하기에 앞서 사전 준비작업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화를 지주사로 전환하고, 이를 H솔루션과 합병한 뒤 궁극적으로는 경영권 승계에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재계는 예상한다. 다만 김 전무의 ㈜한화 지분율은 4.4%, 동생인 김동원 상무는 1.67%에 그치고 있어 H솔루션의 기업가치 상승이 선행돼야 한다. 현재 ㈜한화와 H솔루션의 자본 차이는 15대 1 수준으로, 합병을 하더라도 이들은 실질적인 ㈜한화 지분 확대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삼성 등이 무리한 경영권 승계 등으로 후폭풍이 컸던 점을 감안해 안정적인 연착륙을 시도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실무경험을 쌓으면서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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