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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성공하려면②)‘초라한 인프라에 주택만 덜렁’ 2기 신도시는 울상
광역 교통 개선 대책 97% 지연 또는 폐기…“서울 접근성 따라 청약 양극화 불가피”
2018-12-06 06:00:00 2018-12-06 06:00:00
[뉴스토마토 손희연 기자] 2기 신도시 주택 분양이 대체로 부진한 가운데 개중에 청약 열기가 뜨거운 지역이 있어 양극화가 부각된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서울과 거리가 멀어도 교통망이 발달되면 직주근접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교통 개선 대책도 대거 지연되거나 폐기돼 이런 불균형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분양에 나섰던 인천 검단 신도시 모델하우스. 그 옆에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손희연 기자.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2기 신도시 단지들이 본격 분양철을 맞았지만 주택 관련 공급규칙 개정 혼선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3기 신도시 공급 확대 이슈까지 더해져 청약이 부진할 것에 대한 우려가 공급사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애초에 신도시 택지 조성이 유효했다면 이런 걱정도 없었지 않겠냐는 불만도 섞여 나온다. 서울에선 지금도 집을 구하지 못해 공급을 늘려달란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과밀에도 수요자들이 역내를 벗어나려 하지 않는 이유는 신도시 택지가 직주근접이나 자족기능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2기 신도시 중 인천 검단 신도시는 연말까지 6개 단지, 6000여 가구가 추가 분양한다. 이들 물량은 그러나 청약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울 뿐더러 일정조차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3기 신도시 공급 추가 이슈에다 공급규칙 개정 일정이 미뤄지는 탓에 분양시장이 혼선을 빚는 탓이다. 파주 운정신도시와 양주신도시 옥정지구에서도 대단지 분양이 대기 중이다. 역시 물량이 몰리는 만큼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청약제도 개편 영향으로 유주택자들의 청약 열기가 사그라들 수밖에 없는 것이 공급자들에겐 걱정을 더했다.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분양가 상한제 주택의 전매 제한을 강화한 점도 건설사 입장에선 부정적이다. 검단에서 분양하는 단지는 전매제한이 기존엔 1년이었지만 앞으로는 3년간(분양가가 시세의 100% 이상일 때) 팔 수 없게 바뀐다.
 
공급확대와 규제 압박이 겹쳐 2기 신도시 일부 지역에선 집값 하락 현상도 두드러진다. 3기 신도시 공급 후보지역 주민들이 신규 택지 조성을 반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파주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지난 1126일까지 -2.87% 내렸다. 평택은 -7.7%의 하락세를 보였다. 2기 신도시 일부 지역은 미분양 물량도 남아돈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인천시는 1122가구(서구 67가구). 이어 평택시의 미분양은 911가구, 화성 513가구, 김포 91가구, 파주 14가구 순이다.
 
또다른 2기 신도시 위례, 판교대장지구의 일부 분양 단지들은 분양 일정이 지연돼 오다 12월부터 릴레이가 시작된다. 송파 장지동과 하남 학암동에 자리한 북위례에서도 이달 3개 단지, 2000여 가구가 나온다. 다만 위례나 판교 등지는 청약수요자가 몰릴 것에 대한 기대감이 상존한다. 서울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입지적 장점 덕분이다.
 
마찬가지로 2기 신도시 중 입지가 좋은 성남 분당은 집값이 올들어 13% 이상 오르는 등 경기도 내에서도 최고 상승률을 보인다. 교통망이 좋아 직주근접이 해결되고 자족기능도 어느정도 갖춰져 수요자들의 인기를 얻는다는 평가다. 이런 지역에선 신규 단지의 청약 열기도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같은 신도시라도 지역별로 입지나 교통인프라 등 서울과의 접근성, 자족 생활이 충분히 갖춰진 지역이나 단지는 청약이 쏠릴 수밖에 없다""수요자들의 청약 움직임은 당분간 유지되면서 특정 인기 단지와 아닌 단지의 청약 양극화가 불가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2기 신도시 중 청약이 부진한 지역은 그 원인으로 교통망이 꼽힌다. 현재 2기 신도시와 서울을 잇는 교통망 개발은 여러군데서 지연돼 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광역 교통 개선 대책 89개 중 86개 사업이 지연되거나 아예 취소됐다. 이에 앞서 국정감사 때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연말에 대규모 택지 후보지를 발표할 때 2기 신도시 중에서 교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곳의 대책을 함께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불편을 호소하는 지역이 많은 만큼 해결도 쉽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 시각이 존재한다.
 
권일 부동산 인포 팀장은 "2기 신도시 상당수 공급이 이뤄졌고, 지금도 2기 신도시 공급 물량이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 상승세를 잡는 데 별반 역할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서울은 학군, 일자리, 인프라 등이 잘 형성돼 있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몰리는 것인데, 서울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좋은 2기 신도시 빼고는 다른 신도시 지역들은 인구 유입이 저조한 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손희연 기자 gh704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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