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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규제 피하자…아파트 리모델링 선회 '급핸들'
강남권 아파트 리모델링 시공 잇따라…"전문성·수익성 부분 우려"
2018-12-04 15:26:59 2018-12-04 15:26:59
[뉴스토마토 손희연 기자] 정부의 규제를 피하고자 서울 아파트들이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서울 강남권 중심으로 리모델링 시공사 선정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이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등 재건축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업 승인에 있어서 문턱이 높고 높은 용적률로 사업성이 낮아지는 재건축보다는 절차도 간편하고 사업 속도가 빠른 리모델링 사업의 메리트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건영 아파트 단지. 사진/다음지도 로드뷰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GS건설이 서울 청담동 '청담건영'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잠원동 '한신로얄' 리모델링 시공사로 각각 선정됐다. '청담건영'은 일반경쟁 입찰이 두차례 유찰되고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했는데, GS건설이 단독으로 응찰해 시공사로 지난 10월 선정됐다. GS건설이 제안한 3.3㎡당 공사비는 686만9000원(특화공사비·제경비 포함)으로, 리모델링 역사상 가장 비싼 가격이다.  '한신로얄'도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1992년 입주해 2개동 208가구 소규모 단지로  현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이어 서울 강남 노른자 동네로 불려오는 서초구 잠원동 '잠원훼미리'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 GS건설, 포스코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 6개사가 시공사 현장설명회에 참석,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잠원훼미리'는 총 288가구로 구성돼 있으며, 기존 용적률은 274%이다. 입찰마감일은 내년 2월25일이다. 이 밖에 용산구 내 첫 리모델링 추진단지인 이촌현대아파트(현대맨숀)도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서울시 최초 수평증축 리모델링 단지로 거듭날 가능성이 커졌다.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기본 골조와 내력벽을 유지한 채 면적과 평면설계 등을 바꾼다. 가구 수가 15% 증가하는 범위 안에서 최대 3개 층까지 수직 증축할 수 있다. 재건축 가능 연한인 30년보다 리모델링 가능 연한은 15년 이상으로 짧다 . 또한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이 사업 절차가 덜 까다롭고 초과이익환수제,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등 규제에 얽매이지 않아 장점이 있다. 이에 재건축 시장 규제로 도시정비사업 먹거리 확보에 나서기가 힘든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사업에 적극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강남을 비롯해 입지가 뛰어난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보다는 리모델링으로 선회하고 있다. 시공사들도 자연스럽게 리모델링 사업 먹거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아직 리모델링 경험을 쌓은 건설사가 적고 성공 사례도 많지 않아 조합이나 건설사 모두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소규모 단지는 리모델링이 쉽지만 대단지 경우는 수익성과 비용 부분에서 건설사와 조합간의 의견 차이 등 사업 진척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해진 것이 2년도 안 됐고, 건설사가 리모델링 사업 경험과 성공사례가 적은 편이다"라며 "소규모 단지는 리모델링이 쉽게 진행할 수 있지만 대단지 규모로 연식이 오래되고 용적률이 애매한 사업지는 수익성 부분에서 시공사와 조합 간의 의견 차이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마친 아파트는 13개 단지 2262가구로 강남권과 용산구 등 한강변을 중심으로 26개 단지가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다.
 
손희연 기자 gh704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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