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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계속성·채무안정성 고려한 결정
"기대 충족하는 결론…투자심리 회복 기대"
2018-12-11 06:00:00 2018-12-11 08:25:31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상장 폐지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다. 한국거래소가 상장 폐지 여부에 대한 심사를 한지 한달 만이고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했다고 공개한지 7개월만이다.
 
10일 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시작한 지 한달 가까이 만이다. 
 
거래소는 경영 투명성과 관련해 일부 미흡한 점이 있지만 기업의 계속성과 재무 안정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매출·수익성 개선이 확인됐고 사업전망과 수주잔고·계획을 볼 때 기업 계속성에 문제가 없고 상당기간 내에 채무 불이행이 현실화할 우려도 크지 않아 재무 안정성도 괜찮다는 것이다. 
 
경영 투명성과 관련해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감사 기능과 내부회계관리제도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개선계획을 냈고 거래소가 앞으로 3년간 이행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거래소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를 인정한 지난달 14일부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들어갔다. 거래소는 심사 보름 후인 지난달 30일 기심위 심의 대상으로 올렸다. 다시 열흘만에 기심위를 열고 상장적격성에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내렸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는 검찰 고발 조치와 함께 회계처리 기준 위반액이 자기자본의 2.5% 이상이면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하게 돼 있다.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위반 금액(4조5000억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기자본(3조8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결산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바꾸면서 3000억원을 밑돌던 기업가치를 4조9000억원에 가깝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후 4년간 적자를 기록하던 회사에서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상장적격성 심사가 마무리되면서 관련 불확실성은 사라지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폐지 우려는 금융감독원이 특별감리를 통해 분식회계를 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계속됐다. 금감원의 이런 판단이 공개된 것은 지난 5월1일이다. 상장폐지 우려가 발생하고 해소되는데까지 7개월이란 시간이 걸린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폐지 될 것이란 전망은 많지 않았다. 상장적격성은 기업의 계속성과 투자자 보호 등을 고려하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했더라도 상장사 유지에 필요한 체력은 충분하고 상장 폐지를 하면 수만명의 개인투자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이유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생각해도 상장 폐지로 얻을 실익보다는 충격이 크다는 것도 주요 근거 중 하나였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폐지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왔다. 대표적으로 거론된 게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분식회계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됐지만 상장폐지 되지 않았다. 1년간의 개선 기간을 부여받은 뒤 거래가 재개됐다.
 
거래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적격성 심사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면서 이런 관측에 더 무게가 실렸다. 상장 폐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최대한 모든 자료와 정황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빠르게 절차를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의 발언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행보도 상장 유지 전망을 뒷받침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하순 국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재무제표를 수정하더라도 자본잠식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말은 분식회계를 해도 시장에서 거래될 정도의 체력은 된다는 시장의 해석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서울행정법원에 분식회계와 관련한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내면서도 상장폐지 등에 관해서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
 
상장 폐지 가능성은 작다는 예측이 많았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잔존해있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 유지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확실한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는 안심할수가 없는 문제였다"며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는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바이오주와 국내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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