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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에어필립 결국 무너지나…LCC 면허전 판도변화
엄일석 회장 구속에 경영난까지‥긴축재정과 급여삭감 진행
2018-12-13 14:04:15 2018-12-13 14:10:06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면허에 도전하는 에어필립이 경영난 끝에 긴축재정에 들어가고, 임직원 급여도 삭감한다. 회사 대표인 엄일석 필립에셋 회장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구속된 상황이어서 최악의 경우 경영권이 넘어갈 우려도 제기된다. 석달 남은 신규 항공사 선정에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필립은 내달부터 긴축재정에 돌입, 임직원 급여도 삭감한다. 급여삭감 폭은 임원 50%, 직원 20%선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필립의 경영이 부진한 상황에서 대표마저 구속,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필립에셋은 에어필립을 계속 갖고 갈 방침이지만, 직원들의 동요와 이탈이 심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12월분 급여와 비용 등을 처리하면 내달부터 자본금이 상당히 고갈돼 긴축재정 방침을 정했다"며 "다만 급여삭감은 임직원의 자발적 참여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에어필립 항공기. 사진/뉴시스
 
에어필립은 2016년 창립해 올해 6월부터 취항한 소형항공사다. 소형항공사는 50석 이하의 항공기를 운용한다. 이 회사는 12월 기준 항공기 3대를 보유했다. 노선은 광주~김포·제주, 김포~제주, 무안~인천·블라디보스토크·오키나와 등 6개다. 에어필립은 소형항공사를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LCC 면허에 도전했다. 경쟁자는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3곳이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1분기 중 새 면허 발급 업체를 선정한다.

하지만 에어필립의 경영은 좋지 못했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에어필립 매출은 6409만원, 영업손실은 13억9536만원이다. 특히 검찰이 지난 10일 엄 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하자 직격탄을 맞았다. 검찰은 엄 회장이 필립에셋을 통해 불법으로 주식을 거래, 563억원을 챙긴 혐의를 포착했다.

엄 회장의 구속과 함께 에어필립의 경영난까지 확인될 경우 LCC 면허 심사는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국토부는 엄 회장에 관해 "항공사업법이 아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이므로 그 자체가 면허 결격사유는 아니다"면서 "심사는 엄밀한 기준에 따라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국이 항공시장 경쟁과 그에 따른 기업 파산을 가장 우려했다는 점에서 에어필립이 줄 연쇄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필립의 경영난을 계기로 신규 면허가 반려될 일은 없겠으나 당국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명분을 더 강화할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면허 심사 과정에서 국토부가 에어필립을 어떤 관점으로 볼 것이냐가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에어필립 측은 "최근 회사에 대한 이슈가 많아졌으나 긴축재정과 급여삭감 등이 정식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며 "신규투자 유치는 계속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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