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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올해 법안 처리율 19% '반토막'
36% 기록한 작년 대비 17%p 하락…'묻지마·무임승차 발의' 원인
2018-12-26 06:00:00 2018-12-26 06:00:0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회 본연의 임무인 법안 처리에 소홀했다."
 
연말이면 해마다 되풀이 되는 지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그 수치가 더 심화됐다. 올해 발의된 법안 수는 6300건을 넘었지만 처리된 법안은 1204건으로, 비율로는 19%에 불과했다. 지난해 법안 처리율이 36%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이다.
 
2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발의된 법안은 총 6342건으로, 이 중 1204건(▲가결 558건 ▲대안반영 602건 ▲폐기 2건 ▲철회 42건)을 처리해 18.9%의 처리율을 기록했다. 미처리된 법안(계류 법안)은 5138건으로 나타났다.
 
법안 발의는 해가 갈수록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법안 처리율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2014년 4346건, 2015년 4679건, 2016년 4963건, 2017년 6102건, 올해 6342건으로 4년 만에 발의 건수가 대략 2000건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법안 처리율은 급감하는 모양새다. 2016년에 4963건 중 2079건이 처리돼 42%의 처리율을 보였고, 2017년에는 6102건 중 2215건이 국회를 통과하며 36%의 처리율을 기록했다.
 
올해 상임위별로는 기획재정위원회가 208건으로 가장 많은 법안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165건) ▲보건복지위원회(162건) ▲행정안전위원회(113건) ▲국토교통위원회(86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법안 처리율도 기재위가 가장 높았다. 기재위는 548건의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208건이 처리돼 38%의 처리율을 보였다. 이어 ▲농해수위(37%), ▲외교통일위원회(31%) ▲여성가족위원회(28%) ▲복지위(25%)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23%) ▲문화체육관광위원회(21%) 등의 상임위가 법안 처리율이 높았다. 이외에 상임위는 10%대의 낮은 법안 처리율을 보였다.
 
올해 법안 처리율이 낮은 배경으로는 6·13 지방선거로 인한 여야의 극한 대립이 장기화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드루킹 특검 등 국회를 '올스톱' 시키는 첨예한 정치 사건들이 발발한 것도 법안 처리를 더디게 만든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입법 실적을 위한 '묻지마 발의'를 남발한 데 있다는 평가다. 기존 법안을 한 줄만 고쳐내 다시 발의하는 '무임승차 발의'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광재 매니페스토 사무총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정치권에선 법안 발의수를 계량화하는 시민사회가 있다 보니 무조건 발의하고 거기에 따라서 좋은 평가를 받고자 한다"며 "시민사회나 언론들이 법안 발의에 주목하기 보다는 발의 이후 조정되는 과정을 조명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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