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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재테크 결산)주식·펀드 대거 손실…부동산·채권·달러 '숨통'
'강달러'에 금펀드 수익률 고꾸라져…달러 ETF는 승승장구
2018-12-26 06:00:00 2018-12-26 06: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올해 재테크를 통해 높은 수익을 거두기는 쉽지 않았다. 주식 비중이 높은 투자자라면 특히 그랬을 것이다.
 
연초 사상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던 코스피는 하반기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악재를 만나 크게 위축되는 등 연중 '전강후약' 변화가 뚜렷했다. 변동성이 심화됐던 지난 10월 코스피는 22개월 만에 처음으로 2000포인트를 내주기도 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가릴 것 없이 16% 안팎으로 떨어져 주식과 펀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1년 내내 지속됐다.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주식시장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해외주식 투자자 역시 10% 이상 손실을 봤다. 유가가 급락하는 등 상품시장 분위기도 얼어붙었다.
 
재테크 시장의 한파 속에서 투자자들의 숨통을 틔워준 것은 부동산, 채권, 달러 등이었다. 
 
 
주식 마이너스 시대…미국·유럽·아시아 일제히 '흔들'
 
올해 주식 투자자들은 국내외를 망라해 대부분 손실에 시달렸다. 
 
국내 코스피는 연초 이후 12월21일까지 16.4%나 떨어졌다. 지난해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1월29일엔 2600선을 돌파하는 등 초강세를 보였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반도체 업황 위축 전망, 바이오주 투자심리 악화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코스닥 역시 1월30일에 932.01포인트를 기록, 무려 15년10개월 만에 930선을 넘겼지만 바이오주의 급락과 글로벌 주가 하락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연간 코스닥지수 하락률은 15.63%에 달한다. 
 
국내증시 하락에 큰 영향을 준 이슈는 미중 무역분쟁이었다. 지난 3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안에 서명하며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갈등이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증시 반등 요인이 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이 불확실성이 글로벌 증시를 내내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연중 9.2% 하락했다. 중국 증시에 미친 타격은 더 컸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들어 23.9%나 급락했다. 양국의 무역협상 시한은 내년 3월 초까지다. 
 
유럽증시 역시 글로벌 증시 하락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가리키는 '브렉시트'로 인해 불안한 한해를 보냈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유로Stoxx 50지수는 연중 14.3% 떨어졌다.
 
그나마 '러브(러시아·브라질)펀드' 정도가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브라질 펀드(1.81%)는 해외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보였다. 브라질 보베스파(BOVESPA)지수는 연초 이후 12.1% 올랐다. 러시아펀드는 3.5%의 손실율로 해외주식형(-14.5%) 중에서 선방한 흐름을 나타냈다. 러브펀드의 선방은 지난 9월까지 이어진 고유가 덕분이란 분석이다. 브라질과 러시아는 자원 수출 의존도가 높아 에너지 기업들이 증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투자자, '채권'으로 수익률 방어 
 
글로벌 증시의 동반 하락에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은 손실에 시달렸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21일 기준가) 손실률은 19.3%에 달한다. 해외주식형 펀드 역시 -14.5%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신흥아시아주식형이 -19.6%로 가장 부진했다. 아시아퍼시픽주식형(-13.2%), 신흥국주식형(-11.7%), 유럽주식형(-11.7%)도 10% 이상 손실권이다. 
 
주식형펀드 손실에 시달린 투자자들은 채권 상품으로 수익률을 다소 방어하는 데 그쳤다. 국내채권형 펀드의 전체 수익률은 2.6%였다. 
 
해외의 경우 주식형뿐 아니라 채권형펀드도 부진했다. 해외채권형 펀드 전체 수익률은 -2.2%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신흥국채권(-4.4%), 글로벌하이일드채권(-4.8%)의 손실이 두드러졌고, 북미채권(-1.7%), 아시아퍼시픽채권(-2.4%)도 손실을 냈다.   
 
상업용부동산 수익률 '업'…부동산펀드 '신바람'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해 얻은 수익률도 돋보였다. 올해 오피스나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해 얻은 수익률은 예금금리의 4배 수준을 보이며 대체투자 수단으로 부각됐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오피스 투자수익률은 7.4%, 중대형 상가 수익률은 6.7%로 예금근행 예적금 평균금리(1.8%)보다 4배 높았다.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상업용부동산 거래량은 월평균 1만3000건 수준이었는데 2015년 2만건, 2017년 3만2000건으로 확대됐다. 올해도 3분기까지 월평균 3만1000건이 거래돼 지난해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 국내부동산 펀드 수익률은 1년간 4.2%, 해외부동산 펀드는 5.9%를 기록, 증시 한파를 피할 대안 투자처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국내부동산 펀드는 대출채권형과 임대형으로 나뉘는데, 특히 임대형 부동산펀드 수익률이 7.0%로 돋보였다. 임대형 펀드는 부동산을 매입한 후의 임대수익으로 배당을 지급하고, 만기 때는 부동산을 매각해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구조의 상품이다. 대출채권형은 부동산 개발과 관련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주고 그 이자를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방식이다. 연초 이후 임대형펀드와는 달리 0.18% 소폭 손실을 보였다.  
 
부동산 펀드 설정액도 늘었다. 국내부동산 펀드로는 연초 이후 3005억원이 유입돼 국내액티브주식형 펀드에서 7562억원이 순유출된 것과 대조를 이뤘다. 해외부동산 펀드로도 4000억원이 들어왔다. 
 
한국은행은 "지금은 투자수익률이 높고 관련 금융익스포저 건전성도 양호하지만, 시장 상황이 달라져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임대소득이 감소할 경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강달러'에 금값 하락…유가, 50달러 밑으로 급락
 
원자재 시장 상황은 힘들었다. 
 
특히 국제유가(WTI)는 연초 이후 24.5% 하락했다. 10월 이후 최근 석달 사이에만 40% 넘는 하락률이다. 서부텍사스산중유(WTI) 가격은 3개월 전 만해도 배럴당 70달러를 웃돌았지만, 현재 50달러 아래로 떨어져 거래된다. 이는 2017년 8월 이후 최저치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의 하단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50달러 미만의 유가가 지속될 경우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 역시 4월에 온스당 1365.40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가격은 연초 이후 4.02% 하락해 온스당 1253달러 선에 거래된다. 이로 인해 금펀드 수익률도 1년간 -10.55%로 부진했다. 
 
금 가격은 통상 미국 달러화가 강세일 경우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금과 달러화는 보완재 성격의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금값이 하락한 직접적 이유는 달러 강세"라며 "미 연준이 금리인상을 이어가며 향후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금 시장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 달러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영향으로 올해 강세였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연중 5.04% 올라 96.4를 기록 중이다. 
 
국내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 중 달러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수익률을 보면, '삼성KODEX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가 연초 이후 11.8%, '미래에셋TIGER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가 11.6%, '키움KOSEF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10.3%씩 올랐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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