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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퀴리' 김소향 "여성 타이틀 작품에 책임감 느껴"
26일 프레스콜 개최…위대한 과학자 인간적 모습 조명
2018-12-26 17:55:13 2018-12-27 18:12:23
[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뮤지컬 '마리 퀴리'의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김소향은 "주연을 제안받았을 때 기쁘기도 했지만 무섭기도 했다"면서 "여성 타이틀 작품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소향은 26일 오후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마리 퀴리' 기자간담회에서 "여자 주인공을 연기함으로써 부끄럽지 않도록 더 많은 것을 연구하고 공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뮤지컬배우 김소향. 사진/쇼온컴퍼니
 
김소향은 "사실 대학로 바깥에는 안나 카레니나, 아이다, 마타하리, 엘리자벳 등 다양한 여성 타이틀 작품이 존재하지만, 대학로에서는 ('마리 퀴리'가) 유일무이하다"면서 "그래서 책임감을 많이 느꼈고, (함께 주연을 맡은) 임강희 배우와 함께 책도 많이 찾아봤다"고 설명했다. 
 
자주적인 여성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한 주변 여성 배우들의 관심도 적지 않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김소향은 "본인들이 연기하지 않더라도 마리 퀴리라는 역할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이 대단하다"며 "로맨스 서사의 인물이 아닌 과학자의 모습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부러움을 표하기도 하고, 많은 응원을 해준다"고 했다. 
 
이어 "예쁜 드레스를 입고 아름답게 인사하는 게 아니라 검정 드레스에 화장기 없는 모습으로 눈물, 콧물이 범벅돼 인사하는 게 너무 감동적이었다는 이야기를 동료 배우가 해주더라"면서 "정말 큰 역을 맡고 있고, 행복한 위치에 있다는 생각과 함께 이런 작품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강조했다.
 
'마리 퀴리'는 위대한 과학자인 마리 퀴리의 삶을 다룬 작품으로, 역사적 인물을 기반 삼아 허구의 장소, 사건, 인물을 상상해 만든 팩션 뮤지컬이다. 마리 퀴리가 라듐의 발견이라는 위대한 업적 뒤에 가려진 진실을 맞닥뜨리면서 인간적으로 고뇌하는 과정을 부각시켰다. 
 
사진/쇼온컴퍼니
 
작품을 이끄는 총괄 수장은 뮤지컬 '랭보', '팬레터' 등을 성공시킨 강병원 프로듀서가 맡았으며, 섬세한 연출이 특징인 김현우 연출과 탄탄한 대본의 천세은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극의 서사를 견고하게 연결하는 '마리 퀴리'의 음악은 뮤지컬 '셜록홈즈-앤더슨가의 비밀' 등을 맡았던 최종윤 작곡가가 책임진다. 
 
이날 김현우 연출은 "기존의 여성 캐릭터들은 누군가의 아내나 어머니로 그려지는 등 관계 종속적인 면이 많았다"면서 "반면 이 작품은 위대한 과학자가 순수한 호기심으로 과학적 발견을 하게 되고, 미리 인지하지 못했던 비극에 부딪히는 딜레마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마리 퀴리'는 극적 긴장을 살리기 위해 실제 역사와는 다소 차이를 보이는 장면도 연출한다. 라듐 걸스와 마리 퀴리가 대면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라듐 걸스는 1910년대 라듐의 유해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산업화가 진행된 탓에 피폭당한 여성 노동자들을 일컫는다. 
 
천세은 작가는 "실제 역사에서는 마리 퀴리와 라듐 걸스가 만나는 부분이 없다"며 "두 인물의 만남을 통해 마리 퀴리가 갖고 있는 열정과 신념이 부딪히고, 어떻게 다시 헤쳐나가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마리 퀴리가 프로메테우스처럼 꺼지지 않는 인류의 불을 전해줬고, 그 기적을 인류가 활용하는 것을 봤을 때가 과학자로서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과연 소멸하지 않는 불이 인류에게 축복이기만 할까"라고 덧붙였다.  
 
한편, '마리 퀴리'의 타이틀롤에는 김소향, 임강희가 캐스팅됐다. 마리 퀴리의 남편인 피에르 퀴리 역은 박영수가, 라듐을 이용한 기업 대표인 루벤 역은 조풍래가 맡았다. 라듐 걸스를 대표하는 안느 역은 김히어라, 조쉬 역은 김아영, 아멜레아 역은 이아름솔이 연기한다.   
 
공연은 내년 1월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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