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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미국 고등기사업 수주실패 3개월 지났어도 '회복 요원'
12월에만 1.5조 수주에도 주가 '요지부동'
2018-12-28 06:00:00 2018-12-28 06: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미국 고등훈련기 사업(APT) 수주를 실패한 지 3개월이 지났는데도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 주가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주가 하락이 과도하고, KAI의 경쟁력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성장모멘텀을 찾지 못해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지난 5월 소방헬기로 개발한 KUH-1EM(Emergency Medical)을 제주소방안전본부에 인도했다. 사진/뉴시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AI는 전날보다 150원(0.49%) 오른  3만9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방위사업청과 700억원 규모의 수리온 관련 계약을 체결한 것이 상승세로 이어졌다. 4만~5만원대였던 3월 주가와 비교하면 약 35% 떨어진 수치다.
 
지난 9월28일 미국 APT 수주 실패로, KAI 주가는 당일에만 29.8% 떨어지며 곤두박질쳤다. 7월 말부터기대감으로 50% 넘게 오른 상태였지만 수주 실패 후 하루만에 이 상승분을 반납하고 말았다. 그 뒤로 꾸준히 하락세를 걸으며 10월30일에는 2만7950원의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9월부터 증권사 목표전망치도 줄하향됐다.
 
미국 APT 사업은 경쟁사인 보잉과 사브 컨소시엄이 약 92억달러(10조2000억원)에 계약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예상됐던 사업규모의 절반 수준으로, 수주에 성공했다하더라도 수익성을 보장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그럼에도 저가수주 논란을 떠나 KAI 입장에서는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은 것이라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적발표와 수천억원대의 수주에도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계속 3만1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지난달 중순께 발표한 3분기 실적도 주가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매출액 4391억원으로 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7월 발생한 마린온 사고로 인한 일시적 충당금(370억원) 탓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국방과학연구소(위성연구개발사업), 방위사업청(의무후송전용헬기 수리온 관련사업) 등과 계약에서 12월에만 1조5000억원의 수주실적을 올렸다.
 
삼성증권은 KAI의 수주가 연말에 집중됐고, 주력인 T-50 항공기 비중이 높지 않다는 것을 이유로 내년 이익 전망을 낮춰잡았다.
 
반면 최근 헬기사업 수주 등 사업이 정상화되고 있다며 장기적인 경쟁력은 여전하다는 분석도 있다. 김익상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수리온을 기반으로 의무후송전용, 경찰청, 산림청 등 다양한 파생헬기 제조와 공급이 계속되며 헬기사업이 정상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헬기사업은 KAI의 사업 연속성이 강화되는 주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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