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 개봉 70일째 ‘꺼지지 않는’ 흥행 불길
입력 : 2019-01-08 14:54:20 수정 : 2019-01-08 14:54:2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개봉 70일차다. 국내에서 상영된 한국영화 그리고 할리우드 영화, 더불어 독립 영화 및 예술 영화들을 통틀어 이런 케이스는 처음이다. 대부분의 영화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지난 해 10 31일 개봉한 보헤미안 랩소디에 대한 얘기다. 개봉 이후 단 한 차례도 국내 박스오피스 TOP5 밑으로 순위가 내려간 적이 없다. 8일 현재 박스오피스 3위다. 누적 관객 수 963만이다. 평일 관객 수 3만 이하로 관객 동원력이 떨어진 상태다. 1000만 관객 돌파는 사실상 힘에 붙일 듯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화 관계자들은 현재 수치라면 1000만 돌파는 좀 힘들지 않을까라면서도 그게 보헤미안 랩소디라면 얘기가 다를 것 같다고 기묘한 반응을 보였다. 흥행을 넘어 신드롬이 됐고, 이제는 사회 문화 현상으로까지 이어진 이 영화의 힘이 궁금하다.
 
 
 
비수기? 문제 없다
 
지난 해 12월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8 11월 한국영화산업 결산자료에 따르면 11월 전체 극장 관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3% 증가한 1715만 명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9.5% 늘어난 1449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11월 전체 관객 수와 매출액으론 역대 최고치다. 통상적으로 영화계에서 극심한 비수기로 꼽는 11월의 이례적인 수치다. 특히 외국 영화 관객 수는 무려 32.9% 증가한 894만 명이었으며, 매출액은 41.7% 증가한 766억원에 달했다. 전적으로 보헤미안 랩소디의 신드롬 현상에 기반을 결과다.
 
11월 한 달 동안 보헤미안 랩소디가 끌어 모은 관객 수만 531만 명에 달한다. 이 수치는 제작비 160억원이 투입된 한국영화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한다. 지난 해 500만 이상 관객 동원 한국영화는 독전’ ‘신과 함께1, 2’ ‘안시성’ ‘완벽한 타인뿐이다. ‘완벽한 타인을 제외한 4편이 모두 성수기 시즌에 개봉해 흥행에 성공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전통적으로 극심한 비수기로 분류되는 2~3월 그리고 11, 그 가운데 11월은 관객 고갈 현상까지 벌어지는 시기다면서 이 시기에 이 정도의 폭발력을 갖춘 작품은 영화 인생 몇 십 년 만에 처음이다. 설명이 불가능한 지점이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단지 영화계에 전해지는 고언이라면 좋은 작품은 시기와 방법을 따지지 않는다라는 것이다면서 “’보헤미안 랩소디는 그걸 확실하게 증명한 영화다라고 평가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한 장면.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비수기 넘어선 힘?
 
11월의 관객 고갈 현상까지 뒤바꿔 버린 보헤미안 랩소디힘의 첫 번째로 꼽는 것은 이야기이다. 주인공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죽음 속에 담긴 드라마틱한 이야기 그리고 진정성을 첫 번째로 꼽았다. 성적 소수자로서의 마이너적 성향에서 전 세계를 하나로 묶은 음악적 주류로 발돋움한 과정, 그리고 그 안에서 펼쳐진 진짜 삶 속에 담긴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제 했던 그의 삶이 진정성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두 번째는 음악 영화에 대한 특수한 소비성이다. 국내 상업 영화 시장에서 음악이 주류로 사용된 상업 영화는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 해 이준익 감독이 선보인 변산은 스토리 안에 적극적으로 랩 음악을 접목하는 시도를 했었다. 하지만 누적 관객 수 49만에 그치며 관객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에 “’이란 소재가 1020세대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면서도 변산은 그걸 깨트리려는 시도를 했었다면서도 하지만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청년 세대를 바라보는 관점과 청년 세대가 기성세대를 바라보는 관점의 경계선을 구분하지 못한 듯한 인상이 강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세대 전체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지 못했단 지적이다.
 
반면 보헤미안 랩소디는 그 방식이 달랐다. ‘이란 타깃층이 확실한 음악을 소재로 했다. 하지만 음악이 주가 아니었다. 그 음악을 활용한 인물들이 먼저였다. 그리고 음악 안에 담긴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여기에 음악 자체가 가진 힘을 영리하게 이용했다. 또한 를 기억한 중장년층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 들였다. ‘의 드라마에 열광한 2030세대와 을 기억한 4050세대를 넘어선 5060세대까지. 전 세대의 공감대를 짚어낸 것이다.
 
이 점은 싱어롱 상영회란 독특한 문화까지 만들어 냈다. CJ CGV의 스크린X 싱어롱 상영관 객석률은 무려 50%가 넘을 정도로 인기였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한 장면.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퀸이 그랬다고?’
 
퀸을 알고 있는 중장년층 관객들도 퀸을 모르는 1020세대도 보헤미안 랩소디를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사실에 열광하기도 했다. 퀸의 보컬 리스트 고 프레디 머큐리가 인도 혈통의 인종이란 점. 그의 본명이 파로크 불사라란 다소 특이한 이름이었단 점, 동성애자로 알려져 있지만 여성과 결혼까지 했었단 사실,퀸 결성의 스토리, 주옥 같은 퀸의 히트곡이 탄생된 배경 등에 대한 지식 공유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제76회 골든 글로브에서 보헤미안 랩소디는 영화 드라마 부문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오는 34일 열릴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 트로피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한 층 더 강력해 진 셈이다.
 
참고로 보헤미안 랩소디는 전 세계 개봉 국가 가운데 퀸의 나라영국을 넘어서 한국이 최고 흥행 국가다보헤미안 랩소디흥행으로 국내 지상파 MBC에서 일요일 밤 11 55분에 편성된 1985년 라이브 에이드(영화 속 마지막 하이라이트 장면에 나온 실제 콘서트 실황)는 무려 6.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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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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