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롯데비피화학이 지난해 역대 최대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주요 석유화학 기업의 지난해 실적이 전년 대비 둔화될 것이라는 예측과는 정 반대로, 주요 생산 품목인 초산 가격 강세 덕분이었다. 롯데비피화학은 삼성과의 '빅딜'로 롯데로 넘어온 계열사 중 매출 규모가 가장 작은 중견기업이지만, 인수 후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비피화학은 역대 최대였던 2017년(585억원)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정확한 실적은 3월경 공개되는데, 업계는 롯데비피화학의 영향으로 2017년 약 330억원이었던 롯데정밀화학의 지분법이익이 8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롯데비피화학의 주요 생산 품목인 초산(AA)·초산비닐(VAM)의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마진이 대폭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시스켐에 따르면 2016년 톤당 334달러, 2017년 477달러였던 초산 가격은 지난해 무려 716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2분기엔 792달러까지 치솟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초산 가격이 이례적으로 높았다"면서 "중국의 환경규제로 석탄을 원료로 하는 초산 공장 가동이 제한돼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마진이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범용 화학제품인 초산은 순도에 따라 조미식품류 식초, 식품 첨가물용 초산, 빙초산 등으로 나뉘며, 폴리에스터·의약품·잉크·페인트·사진 현상액 등에 사용된다
롯데비피화학은 롯데정밀화학(49.1%)과 영국 BP화학(50.9%)의 합작사로 2017년 3641억원의 매출을 낸 중견기업이다. 지난 1989년 삼성과 BP그룹의 합작 투자로 설립됐으며, 롯데는 지난 2016년 초 삼성으로부터 이 회사의 지분을 넘겨받았다. 롯데가 인수한 첫 해인 2016년 롯데비피화학의 영업이익은 247억원 이었으나 2017년 585억원으로 1년 사이에 137% 늘었다.
한편 롯데비피화학은 지난해 말 울산의 초산·초산비닐 생산 공장을 증설키로 결정했다. 울주군 청량읍 상개로 일원에 있는 2만8000㎡ 유휴 부지에 오는 2020년까지 2000억원을 투자한다. 회사 측은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현재 연매출 3640억원에서 1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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