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미국과 중국의 차관급 대표단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경제의 불확실성도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이번 협상이 합의 기간 중 일어난 최초의 만남인 만큼 확대 해석에는 경계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도, 환율과 유가에는 이미 기대 심리를 반영한 움직임이 관측됐다.
사진/뉴시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양국 차관급 대표단 협상에서 상당 부분 진전을 이룬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날 협상은 양국이 지난해 12월 초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90일간의 휴전을 선언한 이래로 처음 마련된 자리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첫 협상이 끝난 직후 성명을 통해 "중국이 농산물과 에너지, 공산품 등 상당량의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를 추가 구매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또 양측의 협의가 완전한 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상무부도 10일 "상호 이해를 높이고 서로 관심을 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초를 쌓았다"며 "공통으로 관심을 둔 무역 문제와 구조적 문제에 관해 광범위하고 깊은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양국의 실무급 협상이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경제에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한국은 지난해 수출 6000억달러를 돌파했지만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가능성이 고개를 들며 자동차·철강·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수출 전선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양국의 갈등 상황이 완화될 경우 이 같은 리스크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국내 대중 수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중간재 수출 애로도 감소할 전망이다.
정봉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팀장은 "이번 협상은 미중간 무역 갈등을 해소하고 합의를 기초로 상호 협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양국의 실질적인 교역 조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추후 협상에 대한 전망이 나오는 등 상당히 의미있는 진전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진우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 과장도 "차관급 회의다 보니 위임받은 권한 내에서 향후 협상에 대한 범위를 세팅하는 킥오프 미팅 정도로 진행됐을 것"이라며 "이전까지의 협의 과정과 비교해 봤을 때 큰 잡음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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