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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시장 명과 암)①외식업 지평 넓힌 배달앱…광고비 폭리·과당경쟁 부작용도 심화
디저트·베이커리까지 배달 종류 확대…매장엔 발길 줄어 "울며 겨자먹기식 앱 가입 실정"
검색 상단 노출 위해 입찰 경매가 지불…소상공인 비용부담도 높아져
2019-01-15 06:00:00 2019-01-15 06:00:00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1인가구가 늘어나고 모바일 쇼핑이 급증하며 외식시장서 배달앱 지위도 격상했다. 규모에 관계 없이 작은 동네 음식점부터 대형 프랜차이즈까지 배달앱이 흡수하고 있다. 배달앱에 가입하지 않으면 오프라인 매장은 영업이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때문에 배달앱 가입자가 늘고 있지만 그에 비례해 '광고비 횡포' 등 종속구조에서 자주 포착되는 갑질 문제도 재연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중은 지난 2015년 27.2%에서 2016년 27.9%, 지난해 28.6%를 차지하며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모바일 쇼핑 거래액도 지난해 말 6조원 규모를 넘어섰다. 인구 구성과 소비 플랫폼의 변화로 배달음식 시장은 꾸준히 증가했고 업계에서는 약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배달음식 시장 중 '배달 플랫폼' 시장은 빠르게 몸집이 커졌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시장 거래규모는 지난 2013년 3347억원에서 지난해 약 3조원까지 성장했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 민족',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의 요기요·배달통, 우버의 우버이츠 앱 등이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배달앱의 성장으로 배달되는 음식 종류도 크게 확대됐다. 기존에 배달이 가능했던 음식은 치킨·피자·자장면 등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배민라이더스, 요기요플러스 등 '동네맛집 배달 서비스'까지 등장하며 디저트·태국음식·샌드위치·베이커리 등으로 확장됐다. 대형프랜차이즈는 배달앱과 MOU를 맺는 형태로, 작은 동네 식당들은 1:1 계약을 통해 배달앱 플랫폼으로 판매가 가능해졌다. 실제 동네를 돌아보면 식당에 대부분 1~3개의 배달앱 제휴스티커가 붙어 있을 정도로 제휴가 활발하다.
 
대형 프랜차이즈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SPC그룹 배스킨라빈스 및 파리바게뜨를 비롯해 엔제리너스, 설빙, 할리스커피, 나뚜루팝, 크리스피크림도넛 등 디저트업계와 빕스, 아웃백, 서가앤쿡 등 외식업계 역시 배달앱에 가입했다. 지난 10일에는 CU가 요기요과 제휴를 맺어 도시락, 삼각김밥 등 간편식품을 배달하기 시작했다. 양사는 제휴 품목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외식업계도 소비자도 배달앱의 장점은 뚜렷하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점 매출 증대에 기여할 수 있고, 소형 음식점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 소비자 역시 굳이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집에서 편하게 클릭만으로 원하는 음식 대부분을 시켜먹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배달앱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며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일부 오프라인 매장은 방문하는 사람들이 줄어 폐업 수순을 밟는가 하면, 작은 외식업자들은 자생력을 잃는 현상이 발생한다. 과거에는 입소문이나 각자 마케팅을 통해 경쟁했지만 최근 들어 배달앱에 들어가지 않으면 홍보가 어렵고 배달앱 내에서도 상단에 노출되기 위해 경매를 거쳐 높은 수수료 부담을 지게 됐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가 리서치랩에 의뢰해 '온라인 배달업체 이용 소상공인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배달앱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배달업체의 광고비 폭리(41.3%)'가 꼽혔고 이어 '시장의 과당경쟁 유발(33.8%)', '허위·불공정 등 규제없음(31.3%)' 등이 나타났다. 배달앱을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소상공인들은 43.5%가 '다른 업체와 경쟁 등 영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라고 답변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온라인 배달업체를 통해 매출 증가 효과는 얻고 있지만 과당경쟁으로 수익 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라며 "기존 손님마저 뺏길까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앱 서비스에 가입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배달앱의 중개수수료는 없거나 미미한 수준이나 검색 상단에 노출되기 위해서는 입찰방식을 통해 광고비를 지불해야 한다. 지난해 국감에서 이 문제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입찰방식을 취하고 경매가가 비공개여서 광고비가 치솟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배달의민족은 낙찰가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도 배달앱과 제휴를 통해 지평을 넓히고 있지만 동시에 배달경쟁이 심화되는 등 어려움도 겪는 상황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배달 시장이 형성되고 배달앱이라는 플랫폼이 생기다보니 매장으로 오는 사람이 줄었다"라고 말했다.
 
주요 배달앱 위주 과점구도가 형성되며 소비자가격이 높아지는 역작용도 나타난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의 서비스에서 거리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는 구조인데, 5km 이하 거리 매장에서도 최소주문금액 8000원, 배달비 4500원을 받는 곳이 포착된다. 최소주문금액의 50%가 넘는 가격이 배달비로 측정되는 것이다. 심지어 이는 한시적으로 진행되는 이벤트가여서 이보다 배달비가 더 높아질 여지도 남아 있다. 이에 대해 한 배달앱 관계자는 "처음에 서비스를 론칭하며 할인을 시작했는데, 할인을 끝낼 경우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어 원상복귀 계획은 아직 없는 상태"라며 "아울러 배달비 약 5%를 제외하고는 모두 배달하는 라이더에게 돌아가는 가격"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비싸다는 불만이 나온다. 혼자 거주하는 박모씨(27)는 "인건비와 물가가 다 오르는데 배달비만 무료일 수는 없다"라고 비싼 배달료를 수긍하면서도 "다만 그렇다면 최소주문금액은 없어야지 매장가와 앱가가 배달비때문인지 달라지는 곳도 있다"라고 불평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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