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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TT 혈투…국내업체 '판 만들기' 시동
넷플릭스 독주 막을 디즈니 플러스 출현
IPTV·케이블TV업계, 합종연횡·전략제휴로 돌파
2019-01-15 00:00:00 2019-01-15 00:00:0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올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격변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을 독주하는 넷플릭스에 대항해 콘텐츠 왕국 월트디즈니가 도전장을 내민다. 당장은 이들의 안방인 북미지역 내 혈투지만, 넷플릭스와 월트디즈니는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확대를 노리고 있는 만큼 국내 OTT 시장도 사정권 안이다. 이에 따라 국내 OTT 업체들은 콘텐츠를 강화하며 국내 판만들기에 시동, 체질 다지기에 나섰다. 
 
14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월트디즈니는 오는 9월 OTT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 출시를 위해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월트디즈니는 78조원을 투자해 21세기폭스를 인수했고, 이를 통해 영화 스튜디오와 20개 채널을 확보했다. 북미시장에서 3위 OTT인 훌루 지분도 60%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3대 방송사 중 하나인 ABC와 스포츠 전문 채널 ESPN,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 픽사도 보유 중이다. 토이스토리, 겨울왕국 등 오리지널 디즈니 콘텐츠도 강점이다. 디즈니 플러스의 시장 조기 안착을 위해 오는 3월부터는 넷플릭스에 공급해온 콘텐츠도 거둬들인다. 시장조사업체 세븐파크에 따르면 넷플릭스 서비스에서 디즈니 콘텐츠의 시청비율은 지난해 기준 12% 수준이다. 
 
시장 강자 지위를 유지하려는 넷플릭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넷플릭스는 북미 시장에서 OTT 시장점유율 40%를 보유 중이다. 영어권 국가에서는 점유율이 80%에 육박한다. 하지만 콘텐츠를 무기로 시장에 도전하는 월트디즈니는 강력한 경쟁업체인 만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월트 디즈니 출신의 스펜서 노이만을 신규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선입했다. 노이만은 지난 1999년부터 월트디즈니와 계열사의 요직을 맡은 바 있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월트디즈니 인터넷 그룹 CFO를 맡았고 2001년부터 2004년까지는 디즈니 계열사인 ABC TV 부사장직을 수행했다. 이후 2012년부터 2017년까지는 디즈니 파크 앤 리조트 부문 CFO를 담당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샌즈에서 열린 '시 왓츠 넥스트: 아시아'(See What's Next: Asia)에서 넷플릭스의 강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시장에서 OTT 강자 가리기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시장으로도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5세대(5G) 이동통신 개막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보낼 수 있는 시대가 열리면서 미디어 플랫폼 업체들이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함해 국내에도 글로벌 OTT 사업자들의 주요 진출지가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국내 OTT 업체들도 경쟁력 제고를 통해 안방 사수에 돌입했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 OTT 옥수수와 지상파 콘텐츠연합플랫폼 푹(POOQ)의 사업 조직을 통합해 신설 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 신설 OTT 법인의 지분율 산정은 지상파와 SK텔레콤이 7대 3 수준으로 우선 나눈 뒤 68만명 수준인 푹의 유료가입자가 300만~400만명으로 늘어나면 지분율을 5대 5로 바꾸는 방식이 유력하다. 특히 SK텔레콤은 옥수수에 대한 투자도 유치해 자체 콘텐츠도 제작하는 등 국내 OTT 업체와 함께 넷플릭스와의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목표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사업자들과 협력을 강화한다. 지난해 5월 넷플릭스와 단독 콘텐츠 제휴를 맺은 이후 그해 11월 자사 인터넷(IP)TV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7년부터는 유튜브의 키즈 채널도 IPTV에서 서비스 하고 있다. KT는 아직 협력 상대를 찾지 못했지만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다. 
 
케이블업계도 OTT 플랫폼 강화에 나섰다. 체격을 다져 글로벌 OTT 공습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CJ헬로는 자사 OTT 플랫폼 뷰잉에 넷플릭스 서비스를 지원한다. 이용자 선호 콘텐츠를 제공하는 넷플릭스처럼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알래스카 운영체계도 도입했다. 고객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기 위함이다. 딜라이브도 TV를 통해 대형 화면으로 넷플릭스나 유튜브 시청이 가능하도록 별도의 OTT 박스를 보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OTT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고, 국내 시장으로도 이들의 영향력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공정경쟁이 가능하도록 글로벌 OTT에 대한 규제를 마련하는 동시에 콘텐츠 강화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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