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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예상된 부결…글로벌 증시 '차분’
EU-영국 재협상 가능성 높아…"시나리오별 대응이 중요"
2019-01-16 18:00:00 2019-01-16 18: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영국 하원 투표에서 반대표가 230표나 더 나와 결국 합의안 통과는 실패했다. 이미 부결을 예상했던 금융시장은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나 향후 일정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의회는 유럽연합(EU)과 정부가 합의한 브렉시트안에 대해 부결했다. 찬성은 202표, 반대 432표로 압도적인 반대를 기록했다.
 
이번 합의안 부결은 시장이 이미 예견했던 점이어서 글로벌 증시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이날 뉴욕 다우지수는 0.65% 올랐고, 당사국인 런던 FTSE지수도 0.58% 상승했다. 국내 증시 역시 이날 2100선을 회복하며 브렉시트 부결과 상관없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런 반응은 오히려 이번 합의안 부결이 브렉시트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앞서 EU 일각에서는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할 수 있다는 보도가 있었고, 영국정부 역시 노딜 브렉시트 만은 막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브렉시트의 운명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질서 있는 브렉시트 브렉시트 연장 또는 미탈퇴 노딜 브렉시트 등이다. 시장은 이중 질서 있는 브렉시트와 브렉시트 연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부결 이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이번 압도적인 부결 표결로 인해 오히려 신속한 재협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당시 메이 총리는 '플랜 B'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하락하던 달러 대비 파운드화는 메이 총리의 발언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해외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브렉시트 연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난주 일부 외신들은 EU 일각에서 리스본조항 50조 시행을 늦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윌리엄 홉스 바클레이즈투자솔루션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외환 트레이더들이 연장에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리스본조약 50조의 연장이 있을 것이라는 소식에 파운드화가 반응한 것이 그 증거”라고 설명했다.
 
또 제2차 국민투표에 대한 여론도 높아지고 있는 것도 변수다. 영국 내에서는 국민들이 브렉시트가 무엇인지 이전보다 명확히 알게 된 지금 제2차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작년 12월21일부터 올해 1월4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브렉시트가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응답 비율이 48%에 달했고, EU를 떠나는 것이 맞다는 응답은 40%에 그쳤다. 지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 탈퇴 찬성표는 51.9%, 반대표는 48.1%였다. 
 
다만 여전히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당부도 나온다. 리스본조약 50조로 법적 규정이 있어 연장의 근거가 없고, 이번 부결로 노딜 브렉시트의 가능성이 예전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시나리오별 대응 매뉴얼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브렉시트 연장 또는 미탈퇴가 시장에 긍정적이다.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엔 충격이 클 전망이다. 영란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노딜 브렉시트 시 국내총생산이 최대 8%까지 악영향을 받고, 인플레이션은 6.5%까지 치솟을 수 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큰 파급력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EU 입장에서는 영국 이후 회원국들의 연쇄 탈퇴를 우려해 전향적인 합의를 해준 바 있기 때문에 온건한 탈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첨예한 정치이슈를 예단하기보다는 시나리오별 대응 매뉴얼이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말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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