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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동향)'해외통' 안재현 사장, 라오스 댐 사고도 풀까
현장서 사고 수습 지휘…당국 조사 발표 촉각
2019-01-20 06:00:00 2019-01-20 18:19:23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다. 안재현 SK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백지장을 같이 맞들던 사람이 사라졌다. 조기행 부회장과 공동 대표 체제를 유지하다 올해 조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단독 대표 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안 사장은 최고운용책임자(COO)에서 최고경영자(CEO)로 위상이 높아졌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안 사장은 그동안 경영관리와 해외사업만 전담했지만, 이제는 기업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자리에 올랐다.
 
안 사장은 연세대 응용통계학과와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대우와 대우증권 등에서 일하다 SK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SKD&D 대표이사와 SK건설 글로벌마케팅부문장, SK가스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이어 SK건설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글로벌비즈 부사장을 지내다 사장으로 승진했다. 안 사장은 SK그룹 내에서 대표적인 ‘해외통’으로 꼽힌다. 특히 글로벌사업에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단독 대표 체제 이후에도 안 사장은 해외사업에서 수주성과를 내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사장은 무엇보다 지난해 라오스에서 발생한 수력발전 댐 사고와 관련해 현장에서 사고 수습을 지휘하며 해외통 실력을 발휘했다. 안 사장은 사고 소식이 전해진 직후 현장으로 출국했고, 댐 공사에 투입된 현지 직원과 한국에서 파견된 직원들과 함께 구조 활동에 앞장 선 것으로 알려졌다. 안 사장은 특히 라오스 수해지역 주지사와 면담을 진행하기도 하고, 현지에 의료팀을 배치하고 임시숙소를 짓는 등 상황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에 일단 사고 수습은 일단락된 상황이다.
 
다만 조만간 라오스 정부가 사고 원인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발표 내용에 따라 SK건설의 희비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댐 붕괴 원인이 자연재해가 아닌 SK건설 책임으로 발표될 경우 해외시장에서의 이미지 타격은 물론 재산 손실까지 감당해야 되는 상황이다.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되는 것이다. 특히 단독 대표를 맡은 안 사장에게 취임 첫해부터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해외시장에서의 이미지 타격은 곧 바로 해외수주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SK건설은 라오스 정부의 발표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해외수주 잔고도 안 사장이 짊어진 숙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K건설 해외수주 잔고는 5조8727억원으로 나타났다. 2017년 말 기준 5조4147억원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그 전년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2016년 말 기준 해외수주 잔고는 6조5799억원이었고, 2015년 말 기준으로는 9조684억원에 달했다. 이 때문에 글로벌사업 전문가인 안 사장이 단독 대표로 회사를 운영하면서 해외부문 사업역량 강화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통적인 EPC 경쟁 입찰보다 수익성 좋은 개발형사업과 인프라 민관협력사업(PPP)에서 수주기회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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