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금감원, 금융위와의 일전 대비한 전열정비?
첫 임원인사 '강성' 인물 배치…종합검사 등 감독권 강화 속도전
2019-01-20 12:00:00 2019-01-20 12:00:00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부원장보급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3명의 부원장보를 바꾸는 소폭 인사였지만, 업계와의 유착을 차단하는 동시에 '강성'으로 분류되는 인물을 발탁하면서 금융위원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종합검사 등 감독권 강화를 놓고 정면돌파를 시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부원장보급 임원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윤석헌 원장이 금융감독과 시장에 대한 혁신 드라이브를 더 강하게 걸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22일자로 김동성 전 기획조정국장, 이성재 전 여신금융검사국장, 장준경 전 인적자원개발실장을 각각 은행·보험·시장 부원장보에 임명하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윤 원장은 애초 부원장을 포함해 중폭 규모의 임원인사 방안을 놓고 부원장 인사권을 가진 금융위와 논의했으나 교체 대상 부원장을 놓고 이견이 불거지며 부원장보 인사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부원장보 인사 성격을 보면 보험권역 출신을 은행담당 부원장보에 은행권역 출신을 보험담당 부원장보에 앉힌 점이 눈길을 끈다.
 
업계와의 유착을 경계하는 윤 원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이들이 상위부처인 금융위원회와 마찰을 일으킨 전력이 있거나 '업계 칼잡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강성'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동성 부원장보는 지난해 금감원 예산을 놓고 금융위와의 갈등에서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다. 금융위가 금감원의 예산을 늘리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하자 김 부원장보가 강력 반발해 충돌한 바 있다. 당국 내부에서는 "금감원 예산을 담당한 자리에 있던 만큼 그런 대응이 이해가 된다"면서도 "조직 논리가 매우 강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성재 보험담당 부원장보는 지난 2016년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태 당시 보험업 인허가 등록취소와 최고경영 해임권고 등의 초강수를 두며 보험사를 압박한 바 있다. 당시 대법원에서 보험사가 자살보험금을 지급해야하나 소멸시효가 지난 건에 대해선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한 바 있다.
 
하지만 금감원은 이자까지 모두 지급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놨고 이에 보험업계로부터 전액지급 결정을 얻어냈다. 업계에선 윤 원장이 이성재 부원장보를 임명하면서 자살보험금처럼 즉시연금을 둘러싼 보험 관련 문제를 더 강한 태도로 해결하려고 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금감원은 올해 본격적인 종합검사 부활을 예고한 만큼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현재 첫 종합검사 대상으로 지난해 즉시연금 지급으로 당국과 대립각을 세운 보험업계가 유력시되고 있다. 종합검사 시작 전부터 보복성 검사 논란이 불거진 탓에 금융위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윤 원장은 정면 돌파 의사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윤 원장이 첫 임원 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일부 임원이 사표 제출 거부하는 등 리더십에 위기를 맡았지만 부원장보 인사로 자신의 색깔을 뚜렷하게 드러냈다고 본다"며 "종합검사나 공공기관 지정 논의 등 풀어야할 숙제가 산적한 만큼 외부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정면돌파할 수 있는 인물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일 금감원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