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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정기선’ 해외사업 올해 성과낸다
사우디 합작 조선소·엔진 사업 순조, 수주목표도 늘려
2019-01-21 00:00:00 2019-01-21 00:00:00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정기선 현대중공업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부사장,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사업이 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낼 전망이다.
 
20일 현대중공업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올 상반기내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 측과 엔진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지난 2015년 11월 현대중공업과 아람코가 체결한 ‘조선, 엔진, 플랜트 등 분야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의 부가사업으로, 2017년 7월 아람코, 산업투자공사 두수르와 체결한 ‘선박·육상용 엔진 합작 사업’ 관련 MOU를 바탕으로 추진한 결과물이다. 합작법인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합작법인은 4억 달러를 들여 합작 조선소가 들어서는 킹 살만 조선산업단지 안에 한해 200여 대 엔진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과 아람코의 최대 합작 작품인 조선소 건설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2017년 12월 IMIC(International Maritime Industries company)’란 사명으로 법인 등록을 마쳤으며, 사우디 동부 주베일 항 인근 라스 알헤어 지역의 킹살만 조선산업단지내 약 495만8678㎡(150만평) 넓이의 부지에 준설매립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예정대로 2021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약 5조원을 투자해 생산능력 기준으로 연간 해양 리그 4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3척을 비롯해 40척 이상의 상선을 건조할 수 있고, 선박 수리도 가능하며, 260여종 이상의 조선·해양 관련 제품에 대한 서비스도 제공하는 사우디 최대 규모 조선소가 될 전망이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현 부사장, 왼쪽 세번째)가 지난 2015년 11월11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본사에서 가잔 현대중공업-아람코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양사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IMIC는 조선소 준공석 당일 이 곳에서 처음으로 건조한 선박 명명식도 동시에 개최할 예정이다. 설계에서 건조까지 걸리는 기간이 현대중공업을 기준으로 1년 반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놓고 볼 때, 올 상반기내에 선박 건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는 정 부사장이 기획부터 아람코와 사우디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직접 협의했고, 현재도 전 과정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정기선 프로젝트’라는 별칭이 붙었다. 그만큼 정 부사장 자신은 물론 현대중공업도 그룹 역량을 총 집결해 추진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2017년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에 선임되어 최고경영자(CEO)로서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데 이어 지난해에는 현대중공업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로 선임됐다. 가삼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가 맡고 있던 자리를 물려받은 것이라 의미를 축소했지만, 사실상 승진이라는 게 그룹 내·외부의 평가다. 오너 일가인 정 부사장이 영업을 사실상 총괄했다는 것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올해부터 해외 수주전망을 밝게 봤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조선부문 수주목표를 지난해 대비 21% 높은 159억달러로 잡았다. 이는 지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16일 유럽지역 선사로부터 1550억원 규모의 15만8000톤급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 올해 첫 수주 신고를 했다.
 
사우디 사업을 성공시키고, 올해 수주 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는데 성공한다면 정 부사장의 위상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정에 비해 정 부사장이 그룹 총수로 등극하는 시기도 빨라질 전망이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그룹들이 3~4세들로 세대교체를 마무리 한 만큼 현대중공업그룹도 더 이상 시간을 늦출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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