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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부각에 현대제철 신사업 ‘잰걸음’
수소 생산량 늘리고, 수소차 핵심소재 생산라인 증설…“현대차그룹 보조 맞힐 것”
2019-01-22 00:00:00 2019-01-22 00:00:0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현대제철의 수소전기차 관련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차 전략으로 수소차가 부각되고 정부가 최근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철강업계의 잇따른 업황 부진을 타개할 성장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공장에서 수소차용 금속분리판 생산설비 증설을 마치고 오는 3~4월 중으로 금속분리판 양산에 돌입한다. 금속분리판은 수소차의 주요 부품인 스택(Stack·수소연료 전지의 본체)의 핵심 소재다. 또 같은 공장에서 지난해 3500톤 규모의 충전용 수소를 생산했으며, 올해부터 연간 생산량을 약 6500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소차용 금속분리판의 경우 현대차 넥소에 사용되는 금속분리판을 2500대 생산하는 수준에서 6000여대를 더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확장했다”고 전했다. 현대제철은 이번 공장 증설에 2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차용 금속분리판 생산설비 증설을 마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 뉴시스
 
현대제철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381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최근 수소차 등 차세대 먹거리로 실적 부진을 만화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역점을 두는 미래차 전략에서 현대제철이 수소 생산과 핵심 소재 개발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해 12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용환 부회장이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겨 9년 만의 수장이 교체됐다. 그룹 전략과 보조를 맞춰 현대제철의 수소차 관련 사업들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미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강판을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중점을 뒀다. 김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강재 기술역량 강화와 고객대응체계 구축을 통해 글로벌자동차강판 판매를 확대해야 한다”며 “특수강 사업을 완전히 정상화해서 자동차 소재의 국제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당장 현대차의 수소차 생산 수준이 수소 생산이나 소재 관련해 대규모 투자를 요구하는 수준은 아니다”면서 “기존에 강점을 가진 차량용 강판과 함께 수소차에 대한 수요와 인프라가 갖춰지면 그룹의 전략에 맞춰 사업 강화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수소차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르고 있다. 정부는 지난 17일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를 생산해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2018년 현재 1800여대에 불과한 수소차 생산량을 2022년 8만1000여대(내수 6만5000대)까지 끌어올리고, 2040년에는 내수시장에서만 290만여대의 수소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그룹도 2030년까지 국내에서 연 50만대 규모의 수소차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내용의 ‘수소전기차(FCEV) 비전 2030’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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