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태양광·무역·철강업체도 눈독…대기업 바이오 신사업 본격화
OCI·STX 이어 포스코도 진출 시사…"수요 성장·정부 지원 기대"
2019-01-23 13:40:59 2019-01-23 13:40:59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차세대 국가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바이오 산업에 다른 사업을 영위하던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 바이오 업계는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의 진출이 산업 활성화의 동력으로 작용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와 OCI, STX 등 굵직한 대기업들이 바이오 사업 진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철강과 태양광, 자원개발 등 좀처럼 바이오와 연결하기 어려운 사업에 주력해 온 기업들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해 7월 바이오사업본부를 신설한 태양광소재 전문기업 OCI는 글로벌 항암제 시장을 정조준하며 바이오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OCI는 지난 21일 국내 바이오벤처 에스엔바이오사언스와 50억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로 OCI는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 지분 29.3%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OCI는 최대 주주로서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 파이프라인에 대한 공동개발권과 향후 신규 파이프라인의 우선 검토권을 갖게 된다.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는 췌장암 치료 후보물질 'SNB-101'을 비롯해 이중나노미셀 플랫폼 기술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SNB-101은 현재 후기 전 임상 단계에 있다.
 
STX도 같은 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업설명회를 열어 바이오 사업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바이오를 비롯한 항공MRO, 콘텐츠, 소비재 등 신규 사업 진출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꾀한다는 방침이다바이오 사업을 전담을 위해 신설된 'STX바이오'는 환경사업을 위한 제품으로 첫 받을 내딛은 뒤, 오는 2021년 코스메틱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자체 상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2023년에는 자체 개발 상품 인증 및 건강기능식품·의약품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포부다.
 
여기에 재계 순위 6위에 해당하는 포스코까지 바이오 사업 진출 의사를 내비쳤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 10일 철강업계 신년인사회를 통해 직접 밝혔다는데서 의미가 크다. 최 회장은 이날 "포항공대(포스텍)가 바이오 부문에서 많은 연구역량과 기술, 경험을 축적하고 있기 때문에 이걸 잘 활용한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포스코 측은 미래 신사업 방향성 가운데 하나의 후보일 뿐 확정된 방안이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나섰지만, 전임 권오준 회장 역시 바이오 사업 진출에 관심을 보였던 만큼 유력한 차기 신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자금력과 인프라를 갖춘 대기업들의 사업 진출에 제약·바이오 업계는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산업 잠재력과 육성 필요성에 비해 규제완화 및 정부 지원에 대한 업계 체감도가 미미한 상황에서 잇따른 대기업들 합류가 정부 육성 의지에 불을 붙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그 역사와 잠재력에 비해 전체 산업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약 20조원)이라 대기업의 산업 진출이 미치는 영향력이 타 산업에 비해 클 수 밖에 없다"며 "이미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존 대기업(삼성, LG, SK)에 신규 대기업들의 진출이 이어진다면 산업 외형 성장과 정부 지원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 10일 철강업계 신년 인사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바이오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언급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