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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해외송금업 허용에도 관련 상품 출시 전무
시중은행·핀테크업체 등 경쟁자 많아…수익 모델 구축 어려워
2019-01-27 16:00:00 2019-01-27 16:00:00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카드업계가 지난해 9월부터 해외송금업을 허용했지만 여전히 관련 상품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시중은행들과 핀테크업체 등 해외송금 관련 과당 경쟁으로 후발 주자인 카드업계에게는 수익성을 낼 수 없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외송금 관련 상품을 자체적으로 출시한 카드사는 전무했다.
 
당초 해외송금에 관심을 보였던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도 4개월째 관련 상품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기획재정부의 '혁신성장과 수요자 중심 외환제도·감독체계 개선방안'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카드사 등에게 기존에 시중은행이 전담하던 해외송금업을 허용했다. 이는 늘어나고 있는 해외송금업 시장에 대응하고 국내 금융사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따라 카드사도 시중은행과 핀테크 기업과 마찬가지로 소액해외송금(건당 3000달러, 연간 3만 달러) 업무를 올해 초부터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카드사들이 해외송금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이미 시중은행들이 전통적으로 해외송금업을 진행하고 있는데다, 핀테크업체들도 지난 2017년 7월부터 소액해외송금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카카오뱅크와 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도 해외송금업 시장에 진출했다. 오는 3월부터는 모바일 플랫폼 업체도 소액해외송금업 업체와 제휴를 통해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해외송금업 시장이 개방되자, 핀테크업체들과 인터넷전문은행들은 해외송금 수수료 인하를 적극적으로 낮춘 상품을 내놓고 있다.
 
K뱅크는 지난해 10월 송금액과 상관없이 해외송금 수수료를 은행권 최저수준인 4000원으로 인하했다. 카카오뱅크도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 주요 22개국을 대상으로 수취수수료 없이 관련 수수료를 5000원만 받고 있다. 이는 기존 시중은행의 해외송금 수수료의 3분의 1 수준이다. 시중은행들은 해외로 2만 달러 이상의 금액을 송금해주고 받는 수수료는 통상 2만5000원을 수수료를 받았다.
 
이에 시중은행들도 해외송금 수수료를 적극적으로 인하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15개 국가의 110여개 제휴 은행에 송금하는 수수료를 기존 건당 50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렸다. 우리은행도 올 연말까지 비대면 해외송금때 수수료를 최저 2500원으로 낮추고 전신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해외송금 시장의 규모가 성장하고 있지만, 이미 시중은행을 비롯한 경쟁자가 많아 수익성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해외송금과 관련된 상품 출시에 대해 논의는 하고 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에서 당정 관계자들이 '외환제도 및 감독체계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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