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OK·SBI·JT저축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들은 비용절감 효과를 낼 수 있는 퇴직연금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OK·SBI·JT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정기예금 잔액은 565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저축은행 업계의 퇴직연금 총잔액 1조원의 절반 이상이다.
이중 예금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OK저축은행(2400억원)이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 말 퇴직연금을 출시한 이후 퇴직연금 운용사를 적극적으로 늘려나갔다.
확정기여(DC)형의 금리를 높인 점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DB)형, DC형,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나뉜다. 이중 DC형과 IRP는 개인이 연금 운용을 할 수 있다.
OK저축은행은 DC형 금리를 DB형(2.6%)보다 높은 2.7%로 책정했다. 이는 SBI저축은행보다 0.2%포인트 높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을 맡기는 회사 입장에서는 연금운용에 선택권을 줄 수 있는 DC형의 수요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DC형을 전략적으로 판매한 결과 2400억원 중 1400억원을 DC형으로 판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기간 SBI저축은행은 2250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SBI저축은행은 우량한 퇴직연금 운용사를 확보하는 전략으로 퇴직연금 취급고를 늘렸다.
SBI저축은행은 현재 국민은행, 우리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을 비롯해 다양한 운용사를 확보하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과 제휴를 맺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이다.
JT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업계 중 선제적으로 퇴직연금 시장을 공략하며 최근 퇴직연금 잔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JT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가 퇴직연금 대체투자 대상 자산 범위에 저축은행 예금과 적금을 추가하는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하자 업계 중 가장 먼저 관련 상품 개발에 들어갔다.
이후 지난해 11월 초 업계 중 처음으로 퇴직연금 상품을 출시했다. 금리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이다. JT저축은행의 DB형 금리는 2.7%로 업계 최고 금리 수준이다. IRP형의 경우 2.6%의 금리를 제공해 유진(2.5%), 페퍼(2.5%), 대신(2.4%) 등 타 저축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DC형(2.6%)도 금OK저축은행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금리다.
예상보다 퇴직연금 잔고가 빠르게 늘어나자 JT저축은행은 12개월 기준 2.7%를 제공했던 퇴직연금 정기예금 금리를 28일부터 0.2%포인트 낮추며 속도조절에 나섰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내년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예대율 규제에 앞서 저축은행들이 수신잔액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퇴직연금의 경우 운용사에 패키지로 들어가는 만큼, 창구 영업이 필요 없어 인건비와 판관비 등을 절감하면서도 장기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 저축은행들의 퇴직연금 시장 공략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OK·SBI·JT저축은행이 3강 체제를 굳히고 있다. (왼쪽부터)OK·SBI·JT저축은행 영업점. 사진/뉴스토마토DB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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