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저축은행 업계가 지난 17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지방 소규모 저축은행들의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부실 징후가 보이는 업체에 대한 맞춤형 대책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저축은행 공시와 예금보험공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산규모 3000억원 이하 27개 소형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6.1%를 기록했다. 이는 자산규모 2조 이상의 상휘 8개 대형저축은행의 연체율(5.0%)보다 1.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소형 저축은행들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6.8%를 기록하며 대형 저축은행(5.9%)보다 0.9%포인트 높았다.
자산이 212억원에 불과한 강원도의 A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8.09%에 달했다. 이 기간 총자산순이익률(ROA) 역시 0.35%의 적자를 기록했다. ROA는 총자산에 대한 당기순이익 비율로서 특정금융 기관이 보유자산 대출, 유가증권 운영 등 총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느냐를 알 수 있는 지표다.
경상도의 B저축은행 1년 새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이 각각 14.3%포인트 상승한 33.2%, 32.8%를 기록했다.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4.6%)·고정이하여신비율(5.2%)과 비교하면, 연체율은 7배 이상, 고정이하여신은 6배 이상이다.
지방 소형 저축은행들의 건전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데는 인터넷뱅킹 등 신규 플랫폼 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형 저축은행들이 앞다퉈 인터넷·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하며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점과는 크게 대비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은 규모와 영업방식, 지역에 따라 다양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기존의 획일적인 저축은행 감독·관리를 지속한다면 이들 소형 저축은행들은 도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방 일부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지만 모든 지방 저축은행들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방의 소형 저축은행의 경영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축은행 업권의 핵심은 시중은행이 할 수 없는 지방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통해 지역에서 금융의 선순환구조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지방의 소형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방의 소형 저축은행들의 건전성 지표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 한 저축은행 영업점.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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