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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예적금 금리, 최근 3개월 연속 하락세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 2.49%…수익악화 우려 반영
2019-02-06 12:00:00 2019-02-06 12:00:00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기준금리가 상승 기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오히려 4개월째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 업계가 퇴직연금 잔액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6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31일 기준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2.49%로 최근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하락폭도 확대되고 있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0월(2.65%) 고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 11월 2.64%로 0.0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2월에는 0.02%포인트 하락한 2.62%였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무려 0.13%포인트 급감했다.
 
개별 저축은행들도 기존의 고금리 예금 상품을 줄이거나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최근 예금금리를 평균 0.2%포인트 인하했다. 지난해 말에는 금리 2.9%를 상회하는 정기예금 상품이 10개가 넘었지만 6일 현재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은 T저축은행의 e-정기예금(2.81%)이다.
 
이는 기준금리 상승으로 예금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시중은행들과 비교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신규취급액 기준 수신금리는 평균 2.05%로 한 달 전보다 0.09%포인트 상승했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지난해 8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하며 2015년 1월(2.09%) 이후 3년11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최근 예적금 금리를 낮추고 있는데는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와 수익성 악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들은 일반적으로 최고금리 인하의 영향은 금리 인하 단행 후 1년이 지나야 나타나는 만큼 올해부터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2월에 법정 최고금리를 24.0%로 기존보다 3.9%포인트 인하했다.
 
여기에 가계대출 총량규제와 20% 이상 고금리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 등 당국의 규제 강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예적금 금리를 낮추더라도 퇴직연금 등을 통해 장기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실제 OK·SBI저축은행 등 일부 대형저축은행은 3개월 만에 퇴직연금 잔액이 2000억원을 돌파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예전처럼 고금리 예금 특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도 "장기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퇴직연금 잔액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 예·적금 금리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서울의 한 저축은행 영업점. 사진/뉴스토마토DB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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