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키운다는데…대장주 '툴젠' 코스닥행 세번째 좌절
김종문 대표"불확실성 제거 차원…향후 상장 재추진한다"
2019-02-07 00:00:00 2019-02-07 00: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코넥스 대장주 툴젠이 코스닥 이전상장을 돌연 철회했다. 심사기한이 임박한 가운데 특허권 논란에 대해 매듭이 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상장을 계속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상장일정을 다시 잡겠다는 계획이다.
 
김종문 툴젠 대표는 1일 "선제적 조치를 안하고 상장 미승인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상장철회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 본업이 아닌 다른 외부사정에 의해 상장이 좌절되는 상황이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툴젠은 지난 31일 긴급이사회를 통해 철회를 결정하고, 공시를 통해 상장예비심사청구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툴젠은 코넥스 대장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툴젠의 시가총액은 약 6500여억원이다. 혁신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시장의 기대가 높지만 지난 2014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이후 5년째 코넥스에 머물며 코스닥 상장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잇다.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코스닥 시장에 도전했다가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이번에는 자진철회했다. 통틀어 '세 번째' 좌절을 겪은 셈이다.
 
지난해 9월 불거진 기술특허 논란이 결국 툴젠의 발목을 붙잡은 꼴이 됐다. 지난해 8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이후, 툴젠의 최대주주인 김진수 전 서울대 교수가 서울대에 재직할 때 국가지원으로 개발했던 유전자가위 크리스퍼 원천기술을 툴젠으로 헐값에 이전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툴젠은 논란 이후 한국거래소에 심사연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심사기한(6개월)이 임박한 상황에서 세 번째 미승인은 피하자는 의도로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세 번째로 상장을 철회한 코넥스기업은 툴젠이 유일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코넥스활성화를 위한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금융위원회
 
툴젠의 코스닥 상장에 대한 염원은 지난 30일 열린 코넥스시장 활성화를 위한 현장간담회장에서도 나타났다. 김 대표는 이날 코넥스협회 부회장 자격으로 참석해 창의적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바이오든, 제조업이든 업종을 구분하지 말고 시가총액 상위 1·2·3위 기업이나 거래량 상위기업들은 그냥 (코스닥으로) 보내는 방안 등 창의적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툴젠은 향후 계획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상황은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그간 서울대 총장이 공석상태로, 기술이전 관련 감사가 중단됐으나 1일 오세정 총장의 취임과 함께 임기가 시작되면서 감사 절차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금융위원회가 코넥스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며 업계에 힘을 실어준 상태다.
 
툴젠의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심사 연기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회사와 논의해왔다"면서 "향후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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