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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시니어클럽, 노인 노동력 착취·학대 논란
어지러움·구토 호소에도 작업 강행…관리청 부여군 "잘 모르는 부분"
2019-02-07 18:50:58 2019-02-07 18:50:58
[뉴스토마토 김종연 기자] 부여 시니어클럽이 작업단가가 낮은 특정업체 거래함으로써 결국 노인들의 노동력을 착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해직자들에 따르면, 클럽은 쇼핑백 제조업체인 A사로부터 일거리를 받아 노인들에게 배당하면서 쇼핑백 1장 제조당 총 22.5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클럽과 A사간 계약금액은 쇼핑백 1장 당 26원으로, 실제 지급 금액과는 3.5원이 차액으로 남는다. 클럽은 노인 50여명을 이 일에 투입하면서 부여읍과 충화면 지역에서 각각 절반씩 모집했다. 노인들은 오전 6시부터 작업을 시작한다. 
 
문제는 지역 내 다른 쇼핑백 제작업체에서는 1장 작업 단가를 35원씩 책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클럽은 A사로부터는 26원씩 밖에 받지 못하면서도 계속 거래를 해오고 있다. 해직자들은 “노인들이 규정 근로시간을 어기면서까지 한 장이라도 더 만들려고 하지만 결국 클럽이 저가의 일거리를 제공함으로 노동력을 착취했다”고 주장했다.
 
해직자 B씨는 “클럽은 35원을 주는 업체를 마다하고 26원을 주는 업체를 고집해왔으며, 대표도 아니었던 C씨가 지속적으로 관여해 계약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해직자들에 따르면, C씨는 시니어클럽을 운영하는 복지재단의 전 대표이자 실질적 소유주로 알려졌다.
 
해직자들은 또 A사가 '친환경 제품'이라며 작업을 의뢰했던 제품에서 심한 악취가 나 노인들이 구토와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했는데도 클럽이 작업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쇼핑백은 지난해 10월~11월 사이 부여읍과 충화면 작업장으로 각각 제작 의뢰가 들어왔다. 당시 부여작업장 노인들은 어지러움과 구토로 작업을 거부했지만 클럽이 물량을 충화작업장으로 옮겨 작업을 강행했다는 주장이다. 당시 처리된 물량은 약 8만장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직자 B씨는 “추운 날씨에도 냄새 때문에 (충화작업장)노인들이 창문을 모두 열어놓고 작업을 해야 했다”면서 “문제가 있으면 반품했어야 하는데, 충화작업장에 밀어 넣는 무리수를 뒀다”고 지적했다.
 
클럽 측은 계약이나 작업물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클럽 관계자는 “A업체와 계약한지 6년 정도 됐고, 2년씩 계약을 한다. 계약기간이 남아있는데 업체를 어떻게 바꾸느냐"고 반박했다. 또 "다른 업체들의 경우 재무적으로 탄탄한지 알 수가 없다. 업체가 어르신들 인건비를 1~2개월이라도 늦게 지급하면 문제가 된다”고 주장했다.
 
작업물에 대해서도 “A업체가 친환경인쇄라고 가져왔다. 어르신들이 민감해서 그런 것 같다"면서 "업체에도 ‘냄새가 나서 민감하니까 넣지 말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해직자들 주장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그 사람들(해직자들)이 일거리를 가지고 왔다면 이런 얘기도 않겠다. 일지를 확인하자고 하면 ‘우편으로만 보내라’고 하고,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리청인 부여군 관계자는 “시장형 일자리 사업이라서 업체와의 계약관계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차액이 발생되면 시니어클럽 쇼핑몰사업단 자체에서 회의를 통해 분배나 적립 등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문제가 된 친환경인쇄 쇼핑백 작업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잘 모르고, 공기청정기가 설치돼 있는지 확인은 했다. 문제가 된다면 지도감독 차원에서 계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부여 시니어클럽은 '직원 무더기 계약해지'와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들에게 한국당 입당원서를 받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부여시니어클럽 해직자들이 내걸은 현수막. 이 현수막에는 복지법인이 노인일자리사업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김종연 기자
 
부여=김종연 기자 kimsto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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