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CEO 동향)김상열 회장, 레저사업에 IPO까지…호반건설 '전국구 맹주' 시도
전국구 이미지 제고 총력…강남권 도시정비사업 공들여
2019-02-11 06:00:00 2019-02-11 06: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정치권에서는 ‘지역구 맹주 넘어 전국구’라는 표어를 자주 쓴다. 어느 한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정치인이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으려할 때 쓰는 말이다. 건설업계에서도 이런 표현으로 자주 거론되는 건설사들이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후 사업 영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건설사들을 설명할 때 사용한다. 전라남도 광주광역시의 작은 건설사로 시작한 호반건설도 그 중 하나다. 지난해 연말 후계구도를 마무리하고, 다시 경영 최전선에 나선 김상열 호반건설 대표이사 회장의 올해 목표는 전국구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사업 다각화와 기업 이미지 제고는 필수다. 레저산업 육성과 기업공개(IPO), 강남권 도시정비사업 수주가 전국구로 발돋음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말 계열사인 호반을 흡수합병하며 몸집을 키웠다. 합병과정에서 김 회장의 장남 김대헌 미래전략실 대표(부사장)는 회사 지분의 절반 이상(54.7%)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김 대표가 보유한 호반 주식을 호반건설 주식으로 교환받아 총 151만3705주를 확보했다. 김 회장은 합병과정에서 지분율이 29.0%에서 10.5%로 감소했다. 합병을 마친 호반건설은 김 회장과 송종민 총괄사장, 박철희 사업부문 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그동안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있던 김 회장이 지난해 말 다시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호반건설은 합병 이후 단순 계산으로 시공능력 평가 순위 10위로 올라서게 된다. 호반건설과 호반은 2018년 시공능력 평가에서 각각 16위와 13위에 올랐다. 합병 후 이들 평가액을 단순히 합산하면 10위 HDC현대산업개발을 넘어선다. 몸집이 커진 호반건설은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의 IPO를 기업 인수합병을 위한 자금 확보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등 기업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다. 김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신규 사업 적극 발굴과 M&A를 포함한 미래비전 찾기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일단 레저업체 M&A를 통해 신규 사업을 적극 발굴하는 모습이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았던 리솜리조트(현 호반호텔앤리조트)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18홀 회원제 골프장인 덕평CC 지분 100% 인수 작업도 마무리했다. 아울러 현재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서서울CC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이 서서울CC까지 인수하면 올해 골프장 2개를 인수하게 된다. 아울러 올해 1월 초에는 호반호텔앤리조트와 퍼시픽랜드를 인수·합병했다. 그룹 내 레저사업 계열사를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포석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도시정비사업도 호반건설의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수주액 1조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여전히 강남권 도시정비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김 회장의 최대 숙제다. 호반건설은 공공택지 사업을 통해 회사를 키워왔지만, 최근 공공택지 공급이 줄어들면서 도시정비사업만이 주택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떠올랐다. 그중에 특히 강남권 도시정비사업은 수익성과 상징성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강남권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위해 크게 공을 들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다 포기한 것과 관련해서도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의 ‘퍼포먼스’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는 것보다 호반건설 이미지 개선과 인지도 향상을 위한 것 아니냐는 평가다. 대우건설 인수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것 자체가 호반건설을 지역 중견건설사가 아닌 대기업 이미지로 바꿔놓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의 해외 부실을 몰랐을 리가 없다”며 “김 회장이 강남권 재건축 입성을 위해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